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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공부’가 필요한 이유
◆ 안병민 휴넷 마케팅 이사 / trotan@hunet.co.kr
어느 평일 오후 몸살로 간만에 오후 반차를 내고 집에 들어와 쉬고 있는 한 중년 남성. 아내는 외출했는지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서 거실 소파에 힘든 몸을 눕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학교 2학년 아들놈이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하는 말. “어, 아무도 없네.” 거실에 누워있던 아버지는 황당하기만 하다. 모 대학교의 교수님 한 분이 최근 사회현상으로 “가정 내 아버지의 부재”를 얘기하며 우스개 소리로 든 사례다. 하지만 우스개 소리로만 흘려 듣기에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마음이 결코 편치 않다. 나한테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기에.
지금까지 우리의 아버지들은 소위 ‘바깥 일’때문에 가정을 도외시해왔다. 집안 일은 여자가 챙기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진학 문제, 학원 문제, 집안 어른들의 건강, 생신 등 가내 대소사에 대한 부인의 얘기에 아버지들의 답변은 한결같이 “당신이 알아서 해”였다. 그리고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는, 업무의 연장이라는 미명 하에 아버지의 귀가 시간은 12시를 넘기기 일쑤였고, 가족들의 식탁에서 아버지의 자리는 점점 사라졌다. 그렇게 가족들의 마음 속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조금씩 잊혀져 갔다.
작용이 있다면 반작용이 있다던가. 최근 ‘가정 경영’을 실천하는 아버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말 그대로 ‘가정’을 ‘경영’하는 것이다. 가정 경영의 CEO들은 각 기업들이 해마다 사업계획을 짜듯이, 가정에서도 올해의 목표를 잡고, 각자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정해서 그 목표를 이루려면 서로 도와줄 일은 없는지 얘기도 하는, 그런 가족 워크샵을 진행한다. 단순히 한 집에서 같이 살아서 가족이 아니라, 각자의 비전과 목표를 하나로 모아내고, 또 그 비전을 위해 합심하고 노력하는 가족. 실제 필자가 아는 한 지인은 매년 말일 모든 가족이 여행을 가서 각자 내년도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가족 워크샵을 갖는다고 한다. 처음엔 장난처럼 응하던 아이들도 이젠 너무나 진지하게 아빠, 엄마, 그리고 가족들에게 본인의 고민도 털어놓고, 본인의 희망도 얘기하고, 그렇게 알찬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가정의 아버지들이 ‘가정 경영’이라면 기업에서는 ‘가정 친화경영’으로 맞장구를 친다.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조직원들의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의 최근 한 칼럼을 보면 99~2005년 동안 33개국에서 표집된 9,627명의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가정과 직장의 균형 정도와 실제 직장에서의 경쟁력은 높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과 직장이 잘 조화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직장에서 훨씬 더 빨리 승진했고,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은 업무 압박감이나 갈등, 그리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훌륭한 방패 역할을 하여 가족과 보내는 많은 시간과 가정에서의 지지, 원조가 결국 직장생활에서의 성공과 연결될 수 있다는 풀이다.
아버지만큼 가정에서 중요한 역할도 없다. 아버지는 어머니만큼이나 한 가정을 행복으로 이끄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역할을 우리 사회 문화에서는 아마추어들이 맡아왔다. 아버지가 되기 위해 어떠한 교육도, 훈련도, 연습도 받거나 해 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아마추어 아버지들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때론 부담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제대로 된 아버지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프로 아버지가 대한민국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고, 가정과 직장의 균형을 통하여 기업이나 개인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을 높인다. 지금이라도 머리 싸매고 ‘아버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다.
<안병민 이사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HSE) MBA를 마쳤고,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현재는 행복한 성공파트너 ㈜휴넷의 마케팅본부를 이끌며 회원들이 WoW!할 수 있는 고객 경험 관리에 열정을 쏟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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