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벤처기업 시대가 열린다. 31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벤처기업 수는 2만8207개로 전년도인 2011년 말과 비교해 2059개사가 증가했다. 중소기업청 측은 “추이로 볼 때 이르면 여름께 벤처기업 수가 3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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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1년 말 1만1392개와 비교해 세 배가량 많다. 벤처 수는 200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다가 2004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2009년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보급과 함께 스타트업 창업이 활기를 띠며 다시 급속도로 늘었다. 2009년 3492개, 2010년 5752개가 순증했다. 2011년은 1503개로 증가폭이 줄었으나 지난해 2000개 이상 늘어나며 올해 3만개 돌파 가능성을 밝게 했다.

정부가 추진할 벤처 활성화 대책도 벤처기업 수 확대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2004·2005년 이후 8년 만에 기획하는 것으로 정부는 `창업→성장→회수→재도전`을 4대 축으로 하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방안을 마련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젊은 기업 창업을 유도하고 이들의 성장과 회수·재도전 시스템을 마련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3만 벤처시대 의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큰 약속 가운데 하나가 `중산층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며 그게 바로 중소기업인·소상공인이 중심이 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그리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측면에서 벤처 3만개의 의미가 크다. 중소기업 300만개, 제조 중소기업 30만개 그리고 벤처 3만개 시대다. 이들 기업이 중견기업, 나아가 대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한 축을 벤처가 맡는다.

기술력으로 버티는 우리 산업구조를 볼 때 미국과 비교해 취약점 가운데 하나가 신생 대기업이 부족하다는 점. 구글·페이스북처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기술로 단기간에 대기업 대열에 올라서는 벤처가 없다. 매번 잠재력을 갖고 반짝했다가 시들었다.

전문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부재를 이유로 꼽는다. 우리는 미국과 비교해 창업·성장 단계에서 엔젤(개인투자자)이 부족하고, 성장·회수 단계에서 인수합병(M&A) 시장이 미성숙 상태다. 여기에 엔젤이 없자 신생 벤처는 은행·정책자금에 기대고 그 과정에서 연대보증이라는 족쇄를 차게 돼, 재도전을 막는다. 이들 걸림돌을 제거해야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되며 그때 바로 벤처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시스템을 갖게 된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중소벤처가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시장의 관행이 공정해져야 하고 성장 정체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며 “새로운 대기업이 지속적으로 탄생하지 않으면 우리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만큼 선순환 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에 정부와 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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