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신드롬(증후군)` 얘기도 있는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안 가는 것은 문제다.”

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국상공인 대표와 간담회 자리에서 언급한 말이다. 피터팬 신드롬은 세제 등 지원혜택을 이유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올라가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다. 분사나 계열사 신설, 임시직(계약직) 확대,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으로 피한다.

박 당선인이 이것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떻게든 기업 생태계를 뜯어 고치겠다는 것. 방향은 명확치 않다. 다만 현장 참여자의 분위기를 전하며 글로벌 중견기업으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중견기업으로 지속 성장 기회를 준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버금가는 세제 지원을 지속한다. 별도의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한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가는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별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며 “전반적인 톤(발언 취지)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근 조사에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저해 요인으로 `정책금융·조세지원 혜택 축소`(24.8%) `시장진입규제·세무조사·회계감사 등 각종 규제와 부담 증가`(22.3%) 등 제도상의 문제를 꼽았다. 이들 문제 해결을 차기 정부는 고민한다.

여기에 이날 언급했듯이 대·중소기업 공생발전 문제도 집중적으로 손볼 전망이다. 그동안 중소벤처업계는 한 목소리고 제도적 지원과 함께 시장에서의 공정한 관행을 요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관행이 공정해져야 한다. 그래야 성장 정체요소가 제거된다”고 말했다.

아무리 중견기업을 챙긴다고 해도 대상이 없으면 문제다. 우리나라 중견기업 비중은 0.04%다. 주요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다. 물론 피터팬 증후군 여파도 있겠지만 중견기업으로 부를 수 있는 대상기업이 많지 않다. 중소벤처업계는 그 원인을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에서도 찾는다. 일부 대기업의 불합리한 원가 인하 압력과 수익 분배를 꼬집는다. 이미 당선 직후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방문 당시 발언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불공정 거래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새로운 중견기업·대기업이 지속적으로 탄생하지 않으면 우리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며 “선순환 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에 정부와 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