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창업기업은 담보가 없고 재무실적이 취약해도 알짜 기술만 있으면 정책자금을 쓸 수 있게 된다.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공단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지원 필요성이 큰 청년창업과 기술개발사업화 기업에 `2무(無) 1시(視)` 평가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2무는 담보와 재무제표를 안 보겠다는 것이며 1시는 기술만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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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은 “자금 집행 과정에서 재무제표를 보면 기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며 “평가기준을 바꿔 기술 사업성만을 주로 보겠다”고 강조했다.

중진공의 올해 500억원 규모 청년창업자금은 담보와 재무제표를 전혀 보지 않는다. 3000억원 규모로 집행하는 개발기술사업화 자금은 담보는 요구하지 않고 재무제표를 일부 평가한다.

중진공 관계자는 “지난해는 재무제표 평가 비중이 20% 정도였는데 이 비중을 더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기술사업화 자금도 단계적으로 재무제표를 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시범적으로 기술가치평가 진단모델을 개발해 도입한다. 기술의 경제적 수명, 사업가치, 기술기여도 등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또 “창업기업과 수출 초보기업은 단순 수출지원에서 입체적 밀착지원 체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장소(해외 인큐베이터센터) 제공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창업 지원, 기술과 해외전문가 매칭, 수출연계형 자금 등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KOTRA가 운영하는 수출인큐베이터센터 17곳을 중소기업글로벌화지원센터(가칭)로 전환해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박 이사장은 “수출 초보기업에게는 종합 지원 기능이 있는 중진공이 지원하는 게 맞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진공은 올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업을 주로 지원한다. 창업, 사업전환기업, 신규투자로 고용을 늘리는 기업 지원을 3조8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청년창업 CEO 발굴 지원을 위해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 규모도 지난해 200억원(229명)에서 올해 254억원(300명)으로 늘린다. 일하기 좋은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청년 구직자와 매칭하는 으뜸기업 사업도 작년 503개사에서 올해 1000개사로 늘린다. 정부 자금의 정책 효과를 높이고자 은행 등에 위탁하는 대리대출 비중은 낮추고 직접대출을 높인다. 직접대출은 지난해 55%에서 올해는 70%, 2015년에는 90%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려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올해는 중소기업 진단성과를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 창업 활성화, 연구개발(R&D)형 기술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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