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지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나 줄었다. 부문별로는 의료부문의 감소가 눈에 띄었다.

 24일 신한카드와 한국문화정보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의 국내사용 지출액은 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1.6%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해 연간으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지출액 11조원에 비해면 절반에 못미쳐 기대이하였다.  

 신한카드는 매년 증가했던 외국인 카드 지출액이 올 상반기 주춤한 이유로 메르스 영향을 꼽았다. 실제로 1~5월 지출액은 지난해 1~5월에 비해 22% 증가했지만 6월 한달 지출액이 35% 급감하면서 상반기 증가폭을 둔화시켰다.

 6월 외국인 입국자수도 지난해 동월에 비해 4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중국(56.4%), 일본(16.8%), 미국(8.4%)의 순이었다. 중국인의 카드 지출액은 3조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 증가했다. 60%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부진한 실적이다. 이밖에 일본이 9000억원으로 11.2%, 미국이 4500억원으로 13.3% 증가했다. 

 지출액은 이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의 순으로 많았는데 이들 국가는 메르스 영향으로 6월 지출액이 각각 55%, 46%, 50% 감소했다. 

 카자흐스탄은 300억원으로 전체 13위(전체비중 0.6%)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6% 증가해 눈에 띄었다. 특히 의료부문 증가율이 96.4%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쇼핑, 숙박, 음식, 의료 순으로 지출액이 높았다.

쇼핑은 2조8600억 원으로 전체 지출액의 53.1%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는 21.9%  증가했다. 이어 숙박이 1조2700억원(1.2% 감소), 음식 4200억원, 의료 2100억원 등의 순이었다.

 무엇보다 의료업종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지출액이 7.7% 줄었다. 이 가운데서도 러시아 의료지출액은 루블화 가치 하락과 지속적인 저유가에 의한 국가 경제 불황으로 해외관광이 많이 줄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카자흐스탄, 몽골 등 아시아 국가와 일부 중동국가는 여전히 의료 지출이 많았다.

시도별로 지출액은 서울, 경기, 제주, 부산, 인천 순으로 많았다. 서울이 3조9900억원으로 전체 지출액의 74%를 차지했고 경기 3700억원, 제조 27400억원, 부선 2720억원, 인천 24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 시군구별로는 서울 중구가 30%, 서울 강남구가 12.4%로 비중이 컸다.

3위는 서울 구로구로 9.2% 비중을 보였다. 구로구는 신규 호텔 건축과 4개국어 지원 홈페이지 오픈 등 의료관광 인프라 구축에 힘쓰며 비중이 높다졌다는 분석이다.

시도별 증가율은 제주(63.3%), 강원(35.1%), 광주(28.3%) 순이었다. 제주의 경우, 중국뿐 아니라 홍콩, 태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객이 지속 증가하면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이 전년대비 크게 늘었다. 

 신한카드는 "제주는 면세점이나 특급호텔이 주요 지출 업종인데, 서울 본점에서 누적 집계하는 방식임을 감안하면 제주의 실제 외국인 카드 지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쇼핑, 숙박, 음식을 포함하는 관광부문이 3조8000억원으로 1위였고 국가별로는 중국(66.9%), 미국(8.2%), 일본(5.6%) 순이었다. 

외국인들은 의료부문에서 2100억원을 지출했는데 개인병원, 종합병원, 약국 순으로 지출액이 높았다. 국적별로는 중국(52.4%), 미국(11.6%), 러시아(9.6%), 카자흐스탄(8.0%) 순이다.

중국과 미국은 개인병원 지출액이 많았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중증 질병 치료 등을 위해 종합병원을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증가폭이 큰 국가는 카자흐스탄(96.4%), 태국(70.2%), 아랍에미리트(46.4), 베트남(42.8%) 등이었다.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국가의 의료 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신한카드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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