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칼럼] 공유경제, 우리의 일상이 되다
상태바
[G밸리 칼럼] 공유경제, 우리의 일상이 되다
  • G밸리 칼럼
  • 승인 2016.06.10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청인자산관리 대표 홍운기

노벨경제학상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이 경제 성장의 동력이라고 주장한 ‘위대한 탈출’의 저자 앵거스 디턴 교수를 떠올린다. 하지만 필자는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가 먼저 떠오른다. 경제학원론에서 ‘공유지의 비극’에 대해 공부하던 시기에 공유지의 비극을 공동체 중심의 자치제도로 해소 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한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여성 최초의 노벨경제학 수상자라는 타이틀도 있었지만 이 같은 에피소드 덕분에 더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인식은 2009년만 하더라도 매우 생소했지만 2016년 현재에는 공유경제 시스템은 우리의 일상에 깊게 파고 들어와 있다.

공유경제는 제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 경제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2008년 하버드대학교 로렌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공유경제의 대상이 집, 자동차, 책 등의 유형자원에서 시간과 재능 같은 무형 자원까지 그 개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공유경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의 둔화, 소득의 감소로 비용은 줄이면서 부수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미니멀라이프나 스스로 금욕적인 삶을 사는 일본의 사토리(달관)세대도 비슷한 이유에서 생겨난 현상들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화는 SNS, 앱을 활용한 서비스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협력소비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또한 과소비를 지양하고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환경오염을 줄이는 사회운동의 한 가지 방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공유경제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인식시킨 주인공은 단연 에어비앤비(Airbnb)다. 에어비앤비는 여유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과 저렴한 숙박시설을 이용하려는 여행객을 연결시켜주는데 ‘저렴한 잠자리(Airbed)와 아침식사(Airbreakfast)’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합성어다. 저렴한 가격에 진짜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12년에는 누적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우버처럼 불법논란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공유경제 부문은 카셰어링이다. 국내 카셰어링 선발주자인 쏘카와 그린카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668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서울 시내 차고지 간 평균거리가 300~400m로 접근성이 매우 높다. 업계에서는 자가 소유 대비 연간 309만원 가량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취·등록세, 보험료, 유지비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24시간 단위로 요금을 계산하는 렌터카와 달리 10분 단위 요금제를 적용한다. 그 밖에도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차종을 저렴하게 경험할 수 있는데 신차 시승회 이벤트는 소비자와 카셰어링업체, 자동차회사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사례다.

하지만 공유경제 시스템에도 단점은 있다. 여럿이 이용하다 보니 사생활침해와 시설물파손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에어비앤비는 몰카 논란에 이어 최근 마약파티로 구설수에 올랐고 카셰어링 서비스는 차량의 청결 및 정비 상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앞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 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소유에 대한 욕구가 있는데 내 것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이다. 또 소유경제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단번에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과거 집은 살면서 언젠가는 꼭 사야 하는 필수요소였다면 이제는 지친 몸을 재충전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강해졌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라는 경제 시스템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협력적 공유사회는 19세기 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출현 이후 등장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현재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과 협력적 공유사회가 뒤섞인 하이브리드 경제의 초입에 서있다. 이 두 경제 패러다임의 투쟁은 빠른 시일 내에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의 변화만큼 인류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던 자본주의 시스템이 이미 정점을 지나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앞으로 먼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사회구조의 일부로 남겠지만 21세기 후반에도 지배적인 경제 패러다임으로 군림하지 못할 것이라고 리프킨은 주장한다.

공유경제는 장기간의 경기 성장 둔화 때문에 발생한 일식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사회주의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아 몇 백년간 인류의 삶 그 자체가 됐지만, 이제는 주도권을 놓고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공유경제 시스템이 그 쟁쟁한 경쟁자들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현재는 자본주의가 ‘정’, 경쟁자들이 ‘반’이라면 한 차원 높은 ‘합’이 언젠가 등장할 것이다. 개발도상국 단계에서는 물질적 풍요가 최고의 가치였다면 선진국으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여행, 취미, 봉사 등 한 차원 높은 욕구인 경험을 추구한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이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전환을 지연시킨다. 하지만 소유보다는 경험을 추구하는 인식이 자리매김하면서 공유경제 시스템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한 발짝 더 가까워 질 것이다.

작성 - 청인자산관리 대표 홍운기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