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베베한의원 김민지 원장

우리의 소화관 안에는 세균들이 살고 있다. 풍부한 영양과 적당한 온도, 특히 하부소화관에는 항상 음식물이 체류하기 때문에 세균들이 살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이러한 소화관에는 100종 이상의 장내 세균이 서식하며 장내세균총을 형성하고 있다.

대장에는 실제로 100조개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은 외부의 병원균이 증식하지 못하게 막고, 비타민 K의 흡수를 돕기도 하며, 방귀의 냄새를 풍기는 등 정상적인 소화관 기능에 꼭 필요한 역할을 담당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면역 조절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장내 세균이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 부터, 비만,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 질환을 포함하여 우울증, 자폐증 등 뇌에 발생하는 문제까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발표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장내 세균은 비만과 관계성이 깊다.

▶뚱뚱 vs 날씬 뱃속 세균부터 다르다?

장내세균의 90%를 차지하는 세균은 퍼미쿠트균(firmicutes)과 박테로이데트균(bacteroidetes)으로, 퍼미쿠트균은 비만을 유발하는 반면 박테로이데트균은 비만을 막는균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연구진이 2009년 네이쳐지에 게재한 논문을 살펴보면,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 그들의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대변샘플을 채취해서 장내세균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가족구성원끼리는 유사한 염기서열 구조와 장내세균의 다양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가족 구성원안에서도 비만한 사람은 날씬한 사람에 비해 장내 세균의 다양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 되었다. 특히 비만한 사람이 박테로이데트균의 비율이 감소하고, 엑티노박테리아균(Actinobacteria)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되었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고도비만 환자가 다이어트를 지속할수록 비만을 유발하는 퍼미쿠트균의 비율이 점점 감소하고, 날씬한 사람에게 많다고 알려진 박테로이데트균의 비율이 증가하였다. 당초 90%였던 퍼미쿠트균의 비율이 체중 감량 52주 이후에 70%대로 떨어져, 실제로 체중감량으로 체내환경이 변화하면 장내세균의 조성 또한 변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다.

최근 국내의 한 연구팀이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Bacteroides acidifaciens)가 체중과 혈당을 줄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균은 지방 분해효소(PPARα)를 활성화하여 체내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고, 또한 혈당 감소 호르몬(GLP-1)의 활성화를 통해 체내 혈당이 떨어지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다. 향후 장내 세균배양을 통해 비만과 당뇨 등 대사성 질환에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익한 장내세균, 건강한 장환경을 갖기 위해서는?

대변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다. 서구화된 식습관은 비만을 유발하는 퍼미쿠트균을 증가시키고, 유익균인 박테로이데트균의 비율을 감소시킨다. 건강한 장환경을 갖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섬유소 위주의 균형잡힌 식단으로,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를 하고 패스트 푸드 섭취를 최소화 하며, 규칙적인 시간에 적정량의 식사를 진행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작성 – 누베베한의원 김민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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