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한덕구 역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조창근을 만나봤다.

그는 1986년생으로 세종대 영화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2010년 6월 드라마 ‘전우’에서 수용소 탈출을 감행하는 유지원 중사역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 후 드라마 ‘짝패’, ‘삼총사’, ‘그녀는 예뻤다’ 등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내며 자신만의 연기의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현재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유민 중 유일하게 사역관으로 신분 상승한 한덕구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인터뷰 촬영장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중학교 때는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안양으로 고등학교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가는 길에 우연히 눈이 부실 정도의 후광이 비치는 안양 예고 연기과 선배들을 보고 연기의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어요.

바로 입학원서를 들고 당시 중3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국어 교과서에 있는 연기 이론을 가지고 처음으로 연기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데뷔 때와 지금의 조창근은 무엇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지.

데뷔 때는 단순하고 막연하게 내가 돋보이고 뜨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외적 표현을 중점으로 내적 감정을 응축시키지 못했고 혼자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던 철부지였어요.

하지만 많은 작품, 배우들을 만나면서 그 공동작업 안에서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왔고 1차원적으로 표현하자면 예전엔 대사를 그냥 톡 뱉었다면 지금은 가슴, 머리에서 한 번 맴돌고 나오는 것 같아요.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자신만의 연기 몰입법이 있는지.

평소 느꼈던 감정에 대해 일기를 많이 써요. 어떤 감정에 대해 몰입을 해야 할 때 일기를 꺼내보고 그때 그 상황에 대해 떠올리곤 해요. 또 그림을 보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향수를 통해 좋았을 때의 향, 안 좋았을 때의 향을 기억하곤 해요. 생각은 기억을 못 할 수 있지만 후각이나 청각, 촉각은 잊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을 되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조창근만의 장점은?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간이 아닐까 생각해요. 배우로써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그 중간 안에서 모든 사람들과 흡수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스스로 중간을 추구하며 감정이 조금 지나치거나 모자를 때 완급 조절을 하려고 해요.

외모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위는 눈이에요. 찢어진 눈이 매섭고 사납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눈이거든요. 처음엔 매서운 눈이 단점이라 느꼈지만 주변에 많은 분들이 눈이 큰 강점이라 말씀해주시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기에 제 스스로가 제 눈을 사랑하기 시작했어요. 제 입으로 말하면 웃기지만 가끔 거울을 보다가 제 눈에 빠져 들어가곤 해요.

 

▶촬영이 없을 땐 주로 무엇을 하는지.

최근 다양한 장르의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체중감량을 했어요. 스케줄이나 약속이 있을 땐 2시간 전에 나와 걸어 다니고 액션에 관심이 많아 무술연습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현재 14kg정도 감량에 성공했고 앞으로도 계속 운동하면서 관리할 생각이에요.

또 요즘 작사 공부에 빠졌어요. 가수 문샤인씨가 제안해서 써보게 됐는데 배우가 가진 감성과 작사가 연관성이 많더라고요. 가사는 함축적인 대사로 노래와 연기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에 대한 차이라고 생각해요. 가수로써의 욕심은 없지만 제 음반은 한 번 남겨보고 싶어요. 내가 가지고 있던 감정들을 함축해 가사를 쓰면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원래 축구를 하려고 했을 정도면 실력이 상당하실 텐데, 아직도 축구를 좋아하시는지.

스포츠광이에요. 축구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것을 워낙 좋아해 평소 운동과 여행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어요. 2014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예술인 월드컵 ‘아트풋볼’에 참가하기도 했었고 지금은 야구팀 2개, 축구팀 1개, 농구, 배드민턴, 윷놀이까지 하고 있어요. 야구는 일주일에 5번씩 동호회 활동을 할때도 있습니다.

▶배우로써 최고의 정점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연기라는 분야가 정확한 목표, 완성을 정의하기엔 어려운 분야인 것 같아요. 주변에 선배들의 말씀에 따르면 산을 많이 타라고 하시더라고요.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과정에서 많은 굴곡들이 있고 그 끝에 정상에 도착하면 더 높은 산이 있데요. 또 그 산을 보고 올라가게 되고 그 흐름 안에서 더 높고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아닐까요.

한마디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접근해야 하는 많은 감정들을 찾아 가는 것이 좋은 배우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감정의 연금술사. 가령 빨간색에도 다양하고 미묘한 차이가 있잖아요. 감정으로 말하자면 슬픔이라는 감정 중에서도 누군가는 몰랐던 미묘한 감정까지 표현해 다양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또 벚꽃은 보는 것도 행복하지만 흩날리고 떨어지면서 남는 향기로도 기억되는 것처럼 향기로도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출연하는 작품을 본 모든 분들의 가슴 속에 배우 조창근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운이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잊고 지냈던 감정을 꺼내고 추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데뷔한지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군대를 다녀오고 거의 5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관심 가져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 만큼 책임감 있게 더 좋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할테니 많은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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