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20 화 17:57
상단여백
HOME GTV WHY?WHO?
[WHY?WHO!] 연기로 희망과 치유를 전하고 싶은 배우 김영훈“공연을 하면 할수록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게 돼요”

뮤지컬 ‘라스트 챈스’에서 치매노인 김대섭 역을 맡고 있는 배우 김영훈을 만나봤다.

올해 37살인 그는 서울 출신으로 고교 2학년 때의 연기학원을 시작으로 백제예술대 뮤지컬과를 거쳐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008년 뮤지컬 명성황후,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부터 2016년 연극 바보사랑, 그리고 현재 라스트 챈스까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날로 넓어져 가는 중이다.

본인만의 연기로 많은 관객들에게 희망과 치유를 전하고 싶다는 그는 차분하고 진중하게 연극 라스트 챈스와 자신의 연기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애 기자] 현재 공연 중인 라스트 챈스는 어떤 작품인가요?

[배우 김영훈] 세 명의 죽으려는 자와 한 명의 살리려는 자의 이야기에요. 저는 그중 ‘살리려는 자’인 카페 운영자 김대섭 역을 맡았어요. 대섭은 치매에 걸린 노인으로, 카페 옥상에서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거둬서 함께 지내게 해주는 인물이에요. 삶을 포기하려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에게 직업도 주고 잠자리도 제공해주고 사랑도 나눠주면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이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공연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치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다애 기자]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배우 김영훈] 어릴 때는 노래와 춤을 좋아해서 가수의 꿈도 가지고 있었고, 옛날 영화를 보면서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들을 보며 막연히 동경하기도 했어요. 또,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연기자와 가수에 대한 꿈을 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고2 때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당시 선생님들께서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저에게 뮤지컬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더라고요. 그때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뮤지컬과가 생겼었던 때거든요.

 

[다애 기자] 극 중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역을 맡으셨는데, 치매와 같이 자신이 겪어보거나 느껴보지 못한 상태를 연기해야 할 때는 어떤 식으로 연습하나요?

[배우 김영훈] 예전에 이 극단에서 바보사랑이라는 작품을 했었을 때 시한부 역할을 맡았어요. 그때 극 중간에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잘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봤죠. 암 환자들 항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항암을 하면 할수록 생명이 조금씩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산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다큐멘터리로 실제로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연기를 연습했어요.

또, 몇 년 전에 저희 아버지가 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그 이후로 조금씩 기억력이 안 좋아지시면서 치매가 시작됐어요. 연기를 하면서 아버지 생각도 하게 됐고 어떻게 반응하실지 떠올리면서 참고하고 있어요.

[다애 기자] 이번 작품에서는 전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분위기가 어땠나요?

[배우 김영훈] 원래 친했던 배우들이고 호흡도 맞춰봤기 때문에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어요. 또, 소극장이고 네 명밖에 출연을 안 하기 때문에 작품 연습하면서 그날의 상태에 따라서 서로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다애 기자] 평소 어떤 기준으로 배역을 고르나요?

[배우 김영훈] 예전에는 주로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을 택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해보지 않았거나 마음이 불편해서 도망치고 싶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생기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배역도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라, 저에게는 도전이었어요.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공연을 하면 할수록 역할에 빠져들고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연기를 하면서 느낄 수 있어서, 배우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죠.

 

[다애 기자]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배우 김영훈]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요. 제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또는 굉장히 나쁜, 잔인한 악역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이런 연기 성향을 띠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신구 선생님을 정말 좋아해요. 이번 작품에서 할아버지 역을 맡게 되면서 신구 선생님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속 상담하시는 모습을 많이 참고 했어요.

[다애 기자] 만약 배우가 안됐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배우 김영훈] 여행가도 직업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2년 전 즈음에 혼자 유럽 배낭여행 갔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제 자신을 위해서 떠나고 싶었던 나라들을 여행한 게 처음이었거든요. 그때 세상이 얼마나 넓고 입체적인지 깨달았어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제가 가보지 않은 나라들을 여행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요.

 

[다애 기자] 여행하면서 얻었던 느낌이나 생각이 연기생활에 변화를 줬나요?

[배우 김영훈] 예전에는 표현도 서툴렀고, 제 감정을 억누르거나 참는 일이 많았어요.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표현해도 될까 망설이다가 못해서 후회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제 자신이 심적으로 정말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세상이 넓다는 것을 느꼈고,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솔직하게, 내가 느끼는 그대로 꺼내 보일 수 있게 됐어요. 덕분에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 같아요.

 

[다애 기자]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배우 김영훈]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문다애 기자  da@gvalley.co.kr

<저작권자 © G밸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다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G밸리 포토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