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 박미지 기자] 이경옥 작가는 농촌의 아름다움과 여성농업인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여성농업인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진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첫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농촌 지역에서 제대로된 사진촬영 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았고 결국 책을 보며 공부하고 직접 촬영해보면서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

여성농업인의 고충을 몸소 겪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여성농업인 포천시연합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처음부터 농업인여성은 아니었다. 포천 지역으로 시집을 오면서 농촌에서의 삶이 시작됐다.

“농촌으로 시집간다고 하니까 전부 말렸어요. 다들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고 했지만 남편에 대한 믿음으로 포천의 작은 단칸방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죠.”

사진작가 이경옥(박미지 기자/pmj@)

당시 그녀는 도시 사람들보다 더 잘 살자는 굳은 의지를 다졌다. 농촌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보여주고 싶던 것이다. 그렇게 농촌을 낯설어하던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준 건 이웃들이었다. 정 있고 따뜻한 이웃들 덕분에 그녀는 지역 주민들과 자연이 공존하는 법을 알게 됐다.

“아름다운 농촌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합심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단체로는 할 수 있습니다.”

포천의 자연경관 촬영에 빠져있던 그녀는 시간이 지나자 여성농업인들의 현실에 눈을 돌렸다. 여성농업인들의 열악한 환경을 체감한 것이다. 그녀는 여성농업인들이 더 나은 삶을 강구하기 위해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농촌 여성들의 복지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를 모아야 해요. 특히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나 시도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현재도 시, 도에서의 지원이 종종 있지만 대부분 단발성이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되는 교육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

농촌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가사일이나 소소한 농작물을 기르는 일 정도다. 그것만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하기 때문에 다들 부업을 한다.

사진작가 이경옥(박미지 기자/pmj@)

주업이 농사가 돼야 하는데, 생계유지에 급급하다 보니 아르바이트가 주업이 된다. 그래서 교육이나 여가활동의 기회가 생겼을 때도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녀는 농업인이지만, 농업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현실에 마음 아파한다.

농업인은 자부심을 느끼고, 농업에 전념할 수 있을 때 농업이 지속 가능해진다. 때문에 그녀는 농촌의 삶과 농업인들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한다. 사진전으로 여성농업인단체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는 것이다.

그녀는 기술적으로 더 발전된 사진작가가 되고자 한다. 포천 지역의 자랑인 맑은 물과, 서로 신뢰하고 있는 농업인의 삶을 좀 더 생생히 전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삶과 자연을 사진으로 알려야죠. 그리고 그 사진들을 보고 감명받는 사람을 볼 때 가장 행복한 포토그래퍼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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