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 이은현 기자] 가수 테오. 그는 2004년 소울엔진(Soul N' Gene)이란 그룹으로 데뷔한 14년차 가수다.

신인 시절 각종 OST와 CM송, 라디오 시그널송을 작업한 그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물 흐르듯 편안한 음악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전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 했다.

영국 가수 제임스 모리슨(James Morrison)의 노래 Undiscovered에 나오는 가사 ‘I'm not lost, ‘I'm not lost just undiscovered···’를 말하며, 자신은 아직 잊혀지거나 헤매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테오에게서 음악에 대한 끝없는 열망과 무던히 노래해 온 지난 14년의 시간이 느껴졌다.

“새로운 것들에 대한 불안함도 있지만, 저는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 할 거에요”

“음악은 제 삶이기도 하고 있는 인생 그 자체에요”

노래를 하는 가수라기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빠진 상태로 살아가는 것 같은 그는, 트렌드만을 쫒지 않는 자신만의 느림의 미학을 알고 있는 가수다. 가수 테오를 만나 지난 공백기와 음악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어떻게 가수의 길을 걷게 됐나요.

- 어릴 때도 노래를 좋아하긴 했지만 중학교 때 드럼 치는 분이 멋있어서 ‘드러머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밴드는 제가 원하는 밴드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밴드를 만들었어요. 드럼을 치고 싶었는데 우연히 “노래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선생님 말씀에 보컬을 시작하게 됐죠.

그렇게 노래를 배우고 준비해서 고등학교 3학년때 오디션을 통해 기획사에 들어갔어요. 그 당시에 포맨이라는 그룹이 소속된 기획사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대표곡 ‘아름다운 너’는 어떤 곡인가요.

- 소울엔진 1집 앨범에 실린 곡으로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경쾌한 곡이에요. 캔커피 광고의 배경음악과 영화OST 라든지 그 당시 여기저기 많이 쓰이기도 했어요.

 

소울엔진으로 활동하신 후 공백기가 있었는데요.

- 1집 활동을 마치고 계속 앨범 준비를 했어요. 금방 앨범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한 10년이 걸리더라고요. 밴드라는게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고, 좋아하는 음악도 맞아야 하듯이 성격도 그렇고 회사와의 조율도 중요해서 앨범이 미뤄지게 됐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실 수 있나요.

-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하다 보니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부족한 면들이 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성숙해지니까 ‘그 때 내가 좀 더 신경을 쓸 걸, 말 한마디라도 더 이쁘게 할 걸’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로 참지 못해서 상처 줬던 말들이나 그렇게 부딪힌 점이 같이 작업을 할 수 없게 만들었었죠. 소울엔진이라는 한 배를 타고 가는 건데, 그 역할 중에서도 제 역할이 미비했어요.

갑자기 활동이 없어지면 잊혀지잖아요. 잊혀진다는 건 음악하는 사람들한테도 제일 고통스럽고 힘든 부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난 아직 잊혀진 게 아니라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아직 저를 그리고 제 음악을 모르는 분들이 더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가수 테오 (이은현 기자/hyun@)

주 장르가 무엇인가요.

- 팝락(POP ROCK) 입니다.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밴드로 이뤄진 가요를 불러왔어요(웃음).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는 친근한 음악을 만드는 게 제 목표고 어린 친구들이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에게 연령대 상관없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해온 것 같아요.

 

준비하고 계신 음반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 언제 앨범이 발매된다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올 겨울 안으로는 찾아뵙고 싶어요. 지금 곡 작업은 거의 완성된 상태고 믹싱 작업에 들어가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직접 곡 작업도 하시나요.

- 이번에는 곡을 썼어요. 이전에는 작사만 했는데 지금은 곡 작업 전반을 함께하고 있어요. 보컬멜로디도 제가 쓰고 있고요. 제 이야기를 담는게 가장 편안하고 좋을 것 같아서 욕심을 냈죠.

 

음악적인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나요.

- 이 질문이 가장 어려운데, 이별을 좀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사랑을 해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났을 때 곡에 대한 영감이 느껴져요. 또 여행을 간다거나 술을 마실 때, 감성적으로 변하는 상황들에서 뭔가 떠오르곤 하죠.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극복방법이 있다면.

- 매 순간 고민하고 극복 중인 것 같아요. 저는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뮤지션 스타일은 아니에요. 제가 노래를 부르면 후배들이나 주변 분들이 “너무 올드하지 않아?”라고 말해요. 그런데 유행이라는 게 원래 돌고 돌잖아요. 뭐든지 그 자체만의 매력이 있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어떤 느낌들이 있다고 생각해 이런 부분이 마음에 걸리진 않아요.

저는 노래에 있어서 선율, 리듬,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에 치중하는 편이어서 제 솔직한 이야기를 노래에 담으려고 해요. 너무 잘하려고 하고 트렌드에 맞추려고 하다보면 탈이 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내 얘기를 좀 더 진실되게 전해야 겠다”하면서 극복하곤 해요.

가수 테오 (이은현 기자/hyun@)

노래를 잘하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면.

- 노래를 잘하는 데는 타고난 것과 노력이 뒷받침 되는 것 같아요. 또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지만 닭목을 그렇게 먹었어요. 닭목을 먹으면 노래를 잘하게 된단 얘기가 있잖아요. 그만큼 노래를 잘하고 싶은 집착이 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노래를 잘하려면 해야 된다는 것들은 다 해봤어요. 배즙을 아주 천천히 먹으면 좋단 말을 듣고 해보기도 하고, 우선 목에 좋다는 건 다 하고 있죠.

 

가수 테오는 어떤 사람인가요.

- 음악을 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술을 마시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해요. 누구나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개개인의 가면을 갖고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가면의 갯수를 줄이고 싶어서 노력하는 편이에요.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누굴 만나도 똑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존경하는 뮤지션은.

- 자전거탄풍경의 송봉주 선배요. 그분 음악을 워낙 좋아하고 영향도 많이 받고 있어요. 포크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기도 하고, 멋진 기타도 선물 받았습니다(웃음). 음악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을 때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송봉주 선배 외에는 이승철 선배, 윤도현 선배를 존경합니다.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으신가요.

- 고등학생 때 연습실을 빌려서 노래 연습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냥 손님일 수도 있는데 제가 연습을 하고 있으면 그분이 느닷없이 호통을 치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셨어요.

제가 연습실을 나가다 안 나갔을 때는 기합을 주면서 “너 어디 가서 노래한다고 하지 말아라. 아무나 머리 기르고 음악 한다고 하니까 음악 하는 애들이 대우를 못 받는 거다. 네가 노래한다고 얘기할 거면 매일 같이 나와서 네 시간 이상은 꼬박 연습해라”라고 하셨어요. 그 때 정말 많이 배운 것 같고 알아듣지 못했더라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죠.

 

보컬트레이너로도 활동하시고 계신데 가수와 차이는 무엇인가요.

- 말그대로 트레이너는 가르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고, 가수로서의 테오는 플레이어죠. 트레이닝은 무언가에 대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받는 만큼 두 역할이 정말 정반대에요. 제가 노래를 부르고 다시 들어보면 그 순간 트레이너로 포지션이 바뀌는 거에요. ‘아, 노래를 왜 이렇게 불렀어’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제 노래에 대해서 많이 엄격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 끙끙 앓고 재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도 많이 걸려요. 그래도 제 자신이 흐트러지지 않고 꾸준히 음악에 대한 초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도 정말 보람차요. 최근에는 트롯을 하는 오주현이라는 제자가 김광석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상으로 받은 마틴 기타를 저한테 떡하니 건네면서 감사하다고 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뿌듯하고 예쁘더라고요.

사실 두 역할에 대한 갈림길이 항상 있었거든요. 플레이어에 더 집중을 할지, 트레이너를 병행할 수 있을지. 그런데 이런 점들 때문에 계속 같이 끌어갈 것 같습니다.

가수 테오 (이은현 기자/hyun@)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 폭 넓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매니아층이 있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다양한 분들이 예쁜 선율에 잘 담은 저의 이야기를 기억해주시길 바라요. 또 제가 유명해지지 않아도 되니 제가 만든 노래를 많은 분들이 알고 들어주셨으면 해요.

 

테오씨에게 음악이란.

- 사실 전 고등학생 때까지 계속 운동을 했어요. 운동선수로 살아갈 줄 알았는데 무릎을 다쳐서 꿈을 접게 됐죠. 꿈을 잃은 청소년이 얼마나 방황할 수 있는지 그때 겪어봤죠. 그런데 그 순간에 음악을 접하고 ‘아, 내가 이걸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계속 노래하고 있어요.

회사 생활이라든지 다른 일은 제가 해본 적도 없고요. 제 나이가 서른을 넘어 새로운 것들에 대한 불안함도 있지만, 저는 그래도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 할 거에요. 음악은 제 삶이기도 하고 인생 그 자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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