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드록바 인스타그램)

[한국금융경제 최성진 기자] 아프리카의 축구영웅 조지 웨아가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제2의 조지 웨아'로 불리는 디디에 드록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지 웨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조지 웨아는 1944년 이래 처음으로 민주적 정건 이양의 주인공이 됐다.

많은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그렇듯 식민지 지배를 거쳐 독립 이후 정치적 불안정과 내부 부족들간 갈등으로 극심한 내전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생명을 잃거나 고통을 받아왔다.

조지 웨아는 축구로 조국인 라이베리아는 물론 아프리카 대륙에 용기를 건네준 축구 영웅이었다. 1990년대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조지 웨아는 카메룬의 축구 영웅 로제르 밀러와 함께 아프리카 대표 축구 스타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아프리카 축구가 급성장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이뤄졌다. 이들의 목표는 '제2의 조지 웨아'였다. 나이지리아, 카메룬, 가나 등 아프리카 축구 강국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조지 웨아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 중 조지 웨아와 똑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선수는 바로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디디에 드록바다. 1978년 생인 드록바는 프랑스 리그 '르망 UC 72(르망FC 전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첼시를 거쳐 현재 미국의 피닉스 라이징FC의 선수 겸 구단주로 활약하고 있다.

조지 웨아가 축구 인프라과 재정이 열악했던 조국 라이베리아를 위해 사재를 털어 대표팀을 운영했듯이 드록바 또한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의 사실상 감독 겸 단장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조국의 내전을 중지시킨 드록바의 일화는 그가 단순한 축구 선수를 넘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임을 알려준다. 드록바가 첼시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가던 2005년 10월 드록바가 주장으로 활약한 코트디부아르는 수단과의 지역예선 최종전에서 3대 1로 승리하며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드록바는 동료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코트디부아르의 모든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여러분께 코트디부아르가 함께 같은 목표를 위해 뛰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 말입니다.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나라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지금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풍족한 나라인 우리가 전쟁으로 인해 이렇게 갈라질 수는 없습니다. 제발, 무기를 내려놓으십시오. 투표를 해주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이 점점 더 나아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전파를 타고 코트디부아르 TV에 나온 드록바의 영상은 결국 5년간 이어져오던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추게 했다. 드록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코트디부아르 저항군 지도자를 만나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예선전을 저항군의 본거지 부아케에서 치르기 위한 행동을 실행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UN 친선대사로 활동하게 됐다.

조지 웨아가 가난과 기아의 땅 아프리카에 희망의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는데 성공했다면 드록바는 조지 웨아가 틔운 싹을 꽃피울 후계자가 될 것으로 축구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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