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 이아름 기자] “쉽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편한 시’로 많은 이들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김명희 시인이 지난 3일 오후 부천 중동 리첸시아 파티플레이스에서 열린 본인의 첫 시집 ‘가슴에 피는 시 하나 꽃 하나’ 출판 기념회에서 전한 말이다.

현재 서주산업 이사이자 한사회성장연구원에 소속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시인은 지난 해 등단한 후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문학을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편견을 깨는 데에 집중해왔다.

‘본인의 아픔을 전달하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고 그들의 아픔도 치유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 시인을 만나 그녀만의 문학인생을 들어봤다.

김명희 시인이 자신의 시집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아름 기자/ar7@>

시를 쓰게 된 계기는?

- 학창시절 유난히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당시 국어선생님께서는 국문학과를 가라고 조언을 해주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빨리 사회생활에 뛰어들어야 했지요. 어쩔 수 없이 대학에서 임상병리를 전공하게 됐지만, 글을 쓰는 끈은 놓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도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무엇인가를 쓰고 싶은 갈망이 있었고, 시를 통해 내면을 토해내는 계기로 마음을 잡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좋아하는 시인이나 시가 있다면?

- 어릴 적부터 김소월 시인을 좋아했어요. 김소월의 시는 한국적인 정서, 내면의 한을 느끼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특히 ‘엄마야 누나야’는 가장 대표적이고 한국적인 정서로 우리 안에 묻어있는 한과 응어리를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를 노래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따뜻함과 애잔함을 동시에 느끼게끔 해서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시로 꼽아요.

본인만의 차별 또는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 개인적으로 모든 시는 쉽고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렵고 깊이 있는 시도 중요하지만 어린 친구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편한 시’를 쓰고 싶고, 그러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주로 가족의 사랑, 자연을 그리고 작품을 쓰고 있습니다. 각박해져가는 세상, 핵가족화 되는 세대에서 사랑과 정이 메말라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 시가 많은 이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사진 - 김명희 시인(좌)과 남편 엄세호 서주산업 대표(우)<이아름 기자/ar7@>

시를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요즘은 어린 아이들이 핸드폰이나 게임에 중독돼 사춘기를 난폭하게 겪기도 하고,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른들도 많다고 해요. 이 모든 아픔들이 시를 통해 마음이나 정서가 순화되고 안정됐으면 좋겠고, 시가 대중적으로 소통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가족이나 자연, 사람이나 사물의 자연스러운 변화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독자들에게 힘든 하루 지치고 돌아와서 읽는 한 편의 시가 위안이 되고 때로는 친구가 될 수도 있음을 안겨주고 싶어요.

시를 쓰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시는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저는 수필을 먼저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긴 문장을 함축된 언어로 표현하며 군더더기를 떼어내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어요. 시도 아닌 수필도 아닌 그 중간 경계에 있을 때도 있었지만, 작품 하나하나에 제 내면을 전할 수 있는 함축적인 표현을 찾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시집 외에도 독자들과 접하는 공간이 있나요?

- 솔직히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기보다 제 만족, 혼자만의 작품을 썼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접근하는 부분에 있어 소홀했던 게 사실이에요. 요즘에서야 대중들에게 많은 공감을 전하고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최근 ‘시인의 향기’라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시를 올리며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어떻게 보면 밴드에 시를 올리면서 이렇게 등단까지 하게 된 셈이죠.

김명희 시인이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으로 문학활동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이아름 기자/ar7@>

작가님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 많이 부족하지만, 소외된 계층이나 마음에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는 힘 있는 글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그들과 교류하고 싶어요.

저도 사실은 조금 특별한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지친 상황 속에서 작문이라는 끈을 놓지 않으면서 아픔을 극복해 나갔어요. 저처럼 아픔을 가진 분들이 문학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북콘서트, 문학교실 등을 열면서 그들의 정서적인 안정과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네요.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 먼 타국에서 향수를 느끼는 분들이 고향, 자연 등 옛 추억을 가진 소재들을 활용한 제 시를 통해 따뜻함과 정을 느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기억되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주위에서 글쓰기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글 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내가 시를 쓴다는 생각보다 하루 일상이나 그 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한 줄로 메모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그것이 쌓여서 본인만의 작품이 될 테니까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