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쳐)

[한국금융경제 지선우 기자] '김일성 가면'이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김일성 역할로 경쟁을 했던 북한 배우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김일성 가면'이 올랐다. 북한 응원단 속에서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가면을 착용한 사진이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된 것.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일성 역할로 경쟁을 벌였던 북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이야기는 지난 2015년 3월 8일 방송된 채널A '이제만나러갑니다' 168회에서 다뤄졌다. 당시 방송은 '북한을 뒤흔든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당시 북한에서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들에 대한 토크가 진행됐는데 여기서 김일성의 역할을 연기했던 두 명의 배우가 공개됐다. 바로 강덕과 리영일이라는 배우였다. 강덕은 청년 시절 김일성을 연기했고, 리영일은 중년의 김일성을 연기했다.

김일성의 우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3년부터 북한 영화계에서는 김일성 관련 영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들어갔다. 당시 김일성 역할을 연기할 배우에 관심이 모아졌다. 여기서 강덕과 리영일이 선택됐다.

당시 북한 고위급 출신 강명도 교수는 "김일성 역할 배우는 김정일의 승인을 거쳐 결정된다"며 "강덕이라는 배우는 5인의 후보 중에서 선택해 독일에서 성형수술을 시켰다"고 김일성 역할 배우의 선발 기준을 설명했다. 이어 리영일이라는 배우 역시 성형수술을 통해 외모를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전에는 영화에 김일성의 목소리만 나왔다면 강덕이 출연한 '조선의 별' 이후 김일성 영화들이 대거 나왔다. 이 두 배우는 신변이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고 북한 출신 출연자들이 증언했다. 연출자들 역시 이 두 배우를 실제 김일성처럼 대했다는 것.

김일성 역할 배우들이 최고의 대우를 받은 이유는 김정일의 교시 때문이었다. "분장이 완성되면 수령님(김일성)이라 생각하라"는 김정일의 교시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두 배우에게 자유가 완전히 박탈됐다. 심지어 연애마저 금지됐고, 당국이 선택한 여자와 결혼을 해야했다.

대부분의 탈북 여성들은 젊은 강덕을 선호했지만, 김일성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사람들은 중년배우 리영일에 호감을 나타냈다. 두 배우들은 김일성의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였다. 그들의 연기가 김일성의 위신이기 때문이었다.

김일성이 사망한지도 25년이 됐지만 북한에서 김일성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아들인 김정일이 세상을 떠난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손자인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고 있음에도 김일성의 이름은 아직까지도 한반도를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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