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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앤 조이’ 도예가 구창모, “계속 흙을 만지는 삶이길...”
사진 - 도예가 구창모.(이은현기자/hyun@)

[G밸리 이은현 기자] 도예는 크게 물레성형과 석고(응용도자), 조형도자 등 3가지로 나뉜다. 물레성형은 손이나 발 또는 기계조작으로 운전되는 물레에 의한 성형을 뜻하며, 응용도자는 캐스팅 기법과 같이 석고를 이용해 도자를 찍어내는 기법이다. 조형도자는 대표적으로 한정 공간에 자리한 설치물 등의 조형물을 의미한다.

이 중 응용도자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십여 년에 불과한 기간 동안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왔다. 도예가 구창모씨는 지난 2005년 전시회 일정 차 들른 일본에서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응용도자 부분에 있어 큰 센세이션을 느꼈다. 그 후 도자 기술 중 하나인 캐스팅 기법에 집중하면서 각종 동아리 및 전시를 통해 다양한 응용도자 작품을 선보여 왔다.

도예공방 클레이 앤 조이(Clay&Joy)를 운영하는 도예가 구창모씨를 만나 20여년이 넘도록 도예의 길을 걸어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는 서양화를 전공하려고 했어요. 고1때부터 미술을 시작했는데 처음 가르침을 받은 선생님과 선배들이 모두 서양화나 판화, 순수미술 계통을 전공해서 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죠. 우연히 화실에 도예 전공 선배가 와서 흙을 한 줌 줬어요. 그 흙을 직접 만지고 구워봤는데 그때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흥미를 느껴 도예전공의 대학에 진학했어요.

사진 - ‘Present’ 2013년 作.(이은현기자/hyun@)

도예의 매력을 언제 처음 느끼셨나요.

도자기를 가마에 구물 때 가마문을 열고 기물을 꺼내는데, 그때 도자기가 오색찬란한 색을 띄면서 가마 열기로 아지랭이들이 타올라요. 그 순간 ‘내가 갈 길이 여기구나’라고 느끼고 도예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응용도자’, ‘Slip Casting’ 기법이 뭔가요.

응용도자는 물레성형을 하고 타래를 쌓는 것과 같은 정통기법과 달리 좀 더 현대적인 작품으로 발전시킨 도자의 응용 기법이에요. 제품과 같은 작품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 부분에서 근 10여년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와 같이 발전한 케이스는 드물어요. 정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트렌드를 가미한 도자의 한 부분으로 저는 앞으로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할 파트라고 생각해요.

슬립캐스팅(Slip Casting) 기법은 석고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을 이용해서 기물을 성형하는 방식을 뜻해요. 복잡한 디자인을 제작할 수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구요. 제 전공분야기도 한 굉장히 매력 있는 기법이죠.

우리나라와 일본 도자시장의 차이점은?

일본은 2004년에 전시회 때문에 처음 갔어요. 당시 일본은 응용도자나 새로운 트렌드가 이미 많이 적용된 상태더라고요. 응용도자란 것을 피부로 접하면서 저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만든 작품이 바로 ‘선물(Present)’이란 작품이에요. 캐스팅 기법을 활용해 종이 질감을 그대로 살린 쇼핑백 모양의 작품을 만들고, 그 안에 조명을 설치했어요. 외부에 새겨놓은 구멍 사이로 조명이 비춰 미관적인 부분과 활용성도 살렸어요. 일본에 가서 많은 걸 느끼고 국내에 돌아와 ‘국내 응용도자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중국시장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도예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외로 많은 시도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일환으로 재작년 즈음부터 중국에서 한중 교류회 전시를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중국은 아직까지도 물레부터 시작해서 정통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선물’이란 작품을 북경 국중미술관에 기증하고 왔는데, 유명한 중국의 원로 작가분이 오셔서 중국 신진작가들에게 “역사는 짧을지 몰라도 한국의 젊은이들 또는 응용도자 트렌드에 있어서는 배워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부끄러우면서도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제가 처음 일본에 갔을 때 느낀 그 감정을 그대로 받은 것 같았죠.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응용도자에 있어 우리나라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는데, 빠른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도예시장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교류요. 도예 기술 중 캐스팅 기법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한국도자디자인협회가 있습니다. 주로 그 협회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다른 협회들은 아직까지 원로 작가분들이 많은데 한국도자디자인협회는 연령대가 젊어요. 젊은 작가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죠.

사진 - ‘crescent’ 2008년 作(이은현기자/hyun@)

주로 작품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무언가 쥐어짜서 만드는 것보단 몸으로, 오감으로 느끼면서 영감을 얻죠. 아마 창작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럴 거애요. 압박감에 빠지다보면 인위적이고 그렇게 자꾸 손을 대다보면 느낌이 죽죠. 그래서 좋은 거든 그 반대든 있는 그대로 그 느낌을 살려서 작품에 담는 편이에요.

요즘엔 취미로도 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굉장히 다양해요. 서대문과 마포의 인근 대학생들은 강의를 마치고 오기도 하고, 중학생인 친구도 있었어요. 오전에는 주로 40대 후반의 주부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기억에 남는 분으로는 87세의 어르신이 계셨는데, 흙을 만지면 두 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정자세로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정말 즐겁게 보내셨어요. 결과적으로 점점 도예도 낯설기보다는 비전공자들에게도 하나의 문화생활로 다가서고 있다고 느껴요.

꼭 취미가 아니더라도 보편화됐다는 의미죠. 지방의 다양한 축제들을 가도 꼭 도자기 체험이나 물레체험 같은 게 있잖아요. 지역적으로도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고 생각되요.

도예를 전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도 처음에 스승한테 들은 조언이 ‘돈을 쫒지 마라’에요. 창작활동이란 게 그런 것 같아요. 너무 잡념이 많으면 산으로 가게 돼있어서 본인이 미쳤었던, 정말 좋아했던 그 하나만 생각해야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결국은 ‘초심’이죠. 사람이 살아가면서 처음부터 꿈을 가지고 이루는 경우는 많이 없어요. 그 초심 하나를 잃지 않고 쭉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향후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탈하게 흙을 계속 만질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앞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초지일관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겠지만 흙을 만져온 지난날들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작품 활동만 해서 먹고사는 작가가 얼마나 있을까요? 많은 작가들이 서로 노력하면서 작업을 하고, 그 배경의 유통 시스템들이 어느 정도 정비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은현 기자  hyun@gvall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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