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캡쳐)

[한국금융경제 지선우 기자] JTBC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연극계의 성폭력을 폭로한 인물이 배우 겸 극단의 대표 홍선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홍선주는 지난 2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홍선주는 익명에 음성변조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논란이 된 극단의 대표가 그의 인터뷰 내용에 반박하자 자신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에 그 극단의 대표는 홍선주에게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홍선주는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고백하는 과정에서 성폭력을 묵인하는 환경을 폭로했다. 특히 성폭력을 묵인하거나 방조 또는 동조하는 여성들의 존재를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홍선주는 자신의 인터뷰에 반박했던 선배이자 극단의 대표를 지목했다.

홍선주는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하거나 낙태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사실을 털어놓으려할 때 오히려 여자 선배들이 그건 선생님께 누가 되는 일이고 네가 잘못한 것이다"라고 피해를 당한 여배우들에게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손석희 앵커는 "연출가의 개인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지만 그것을 조직적으로 가려왔다던가 동조했다던가 모른척 했다던가 심지어는 조력했다던가라는 문제도 나오고 있다. 그말이 맞느냐?"라는 질문했고, 홍선주는 "SNS에서 상처를 받았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나는 오히려 선배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 연출가에게 안마를 들어가라고 했던 것도 여자 선배였고, 심지어 극단의 대표는 몰랐고, 막으려고 했다고 했지만 내가 극단에 있었을 때 대표가 성폭력의 조력자였고, 안마를 지시했다. 지시를 거부하자 나를 윽박질렀다. 그것이 내게 더 큰 상처로 남았다"고 고백했다.

성폭행 그 자체를 당한 것 못지않게 그것을 종용하고, 조력한 동료들의 압박이 홍선주에게는 더 큰 상처와 트라우마가 됐다는 것이다. 힘들어하는 후배를 위로하기보다 오히려 그 후배를 탓하고 면박을 주는 여자 선배들이야말로 이같은 사건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홍선주는 "나 역시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는 죄책감이 있다. 알면서 모른척했다. 내가 무서워서 내가 숨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그런 피해를 당했을 때 나도 피해를 입을까봐 숨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을 모른척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다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홍선주가 이야기한 극단의 사례가 연극계 전체의 이야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바른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피해자들이 많다.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은 더욱 많을 것이다. 때문에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있다.

홍선주가 그랬던 것처럼 성폭력 그 자체보다 성폭력을 묵인하고, 덮으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동료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함께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것이 정의다. 성폭력을 모른체 하는 것이 성폭력의 조력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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