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정차원 기자] 아이들은 움직임이 발달의 과업이다. 아이들은 움직임을 통해 신체를 더 잘 조절하는 법을 스스로 익힌다. 인간의 뇌는 신체와 연결되어 있어 몸을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은 감각을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발달된다. 운동능력 또한 움직임을 통해 더 세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만큼 어릴 때 신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학습에 더 치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강동구 성내로에 있는 신창민 심리운동센터는 아이들이 자유롭고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고 자기주도적인 사고력과 자존감을 키우는 공간이다. 또한 이를 통한 자폐증 치료와 ADHD상담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위해 노력하는 신창민 대표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심리운동’이란 용어가 다소 생소하다. 심리운동은 대체 무엇인가.
- ‘심리운동’이라는 용어는 인간의 건강한 발달은 심리·정서적인 부분과 신체·운동적인 부분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1950년대에 독일에서 시작된 심리운동은 현재 유럽과 여러 나라로 전파됐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도록 만든 이 프로그램은 그 놀라운 효과로 인하여 교육학, 심리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신창민 심리운동센터 신창민 대표

한국에서는 1997년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 한국 최초의 심리운동실이 만들어지며 전해졌다. 2000년 최초의 심리운동사 양성과정이 개설됐으며 같은 해 심리운동 연수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심리운동협회가 발족, 독일심리운동협회와 협약을 통해 2002년 6월 최초의 심리운동사들이 배출됐다.

심리운동은 그 용어 때문에 운동프로그램처럼 인식되지만, 실제 심리운동의 철학은 특히나 기능향상에 목적을 둔 체육프로그램과는 거리가 있다. 심리운동은 아이들을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아이들을 그 안에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보는 것이다. 잘하지 못하는 것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잘하는 것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모든 새로운 움직임이 지지받고, 스스로 한계를 탐색하며, 자존감의 향상시키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심리운동실에서는 일방적인 지시가 없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결정한다. 아이들의 모든 결정은 존중되며, 스스로 심리운동실에 있는 어떤 것들로 놀이를 만들 수 있는지 선택한다. 인지는 스스로 사물과 환경에 대해 조작하기를 경험하고,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필요한 수치를 계산하고, 예상된 결과들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발달한다.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고 경험하는 이 모든 결과들이 존중받는 심리운동실은 아이들에게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공간이다.

사진 - 신창민 심리운동센터 내부

신창민 심리운동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2000년에 한국 최초의 심리운동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심리운동은 좁은 치료실에서 지시에 의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제재와 지시와 학습은 아이들의 웃음을 사라지게 만든다. 특히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부족하기 때문에 지시하고 이끌고 가야한다는 인식이 아직 만연하다. 치료실에 가고 싶지 않아하는 아이들을 어른들만의 의사로 무작정 데려가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낸다는 점을 인식하셔야 한다.

아이들에게도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이는 장애를 떠나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다. 즐거울 때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한다.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아이라는 인식이 있을 때 평소에 잘 못하던 것에도 기꺼이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즐거워야 하고 실패 했다고 생각할 때 해낸 것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하다. 그러면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해 물러서기 보다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아이가 될 것이다. 저는 아이들에게 그런 행복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신창민 심리운동센터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사진 - 신창민 심리운동센터 내부

신창민 심리운동센터는 아이들에게 어떤 공간인가.
-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행동에서 장점을 찾아내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항상 지적하고 제재하고 지시해야 할 것들만 보기 십상이다. 특히 아이들과 갈등이 있는 경우 장점을 찾아내기는 더더욱 어렵다. 저희 센터에 오시면 넓은 관찰창을 통해 공개된 수업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직접 관찰하고,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해낸 놀라운 것들에 대해 부모님들과 이야기을 한다. 부모님들 역시 아이들의 해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부모님은 아이들을 지지해 주고,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며 부모-자녀간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간다.

아이들의 잘못을 지적하여 교정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해낸 것들에 대해, 잘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는 것이 아이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는 길이다.  그것이 바로 소리치지 않고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비결인 것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즐겁게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지지받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곳을 좋아한다. 신창민 심리운동센터에서는 놀이치료사이자 독일 어린이보호연맹 부모교육 지도자와 함께 새로운 관점의 상담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오랫동안 독일의 심리운동사들과 교류하며 심리운동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여 왔습니다. 한국에서도 독일의 심리운동이 부럽지 않은 심리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독일 아이들 이상으로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심리운동을 포함 자폐증 치료 및 ADHD상담까지 진행하고 있는 신창민 대표는 “심리운동은 내 안의 나를 풀어 놓아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아이들이 제한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행복하게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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