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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사진관 김혜정 작가. “사람의 본연이 묻어나는 담백한 모습 담고 싶어”

[G밸리뉴스 정차원 기자] 과거만 하더라도 동네마다 사진관이 2~3개씩은 있었다. 그리고 사진관 앞 통유리 너머 액자 속에는 가족사진, 증명사진, 졸업사진 등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 늘 담겨있었다. 하지만 휴대폰과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고 기술 또한 발달하면서 점점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줄어들게 됐다. 그러면서 동네마다 있던 사진관들이 자취를 감춘지도 오래된 일이다. 지금은 화려한 시설과 많은 인력을 갖춘 대형 스튜디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감나무사진관은 추억 속에 있던 사진관을 다시 우리의 곁으로 부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흑백사진관이다. 화려함보다는 담백한 사진으로 사람들의 색다를 관심을 얻고 있는 감나무사진관. 김혜정 작가와 함께 감나무 사진관이 생각하는 사진과 사람, 그리고 그 따뜻함에 대해 애기를 나눠보았다.

사진 - 김혜정 작가(용산 감나무사진관 제공)

이름부터 정겨움이 묻어나는 ‘감나무사진관’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사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도자기를 배웠었다. 수석졸업까지 했지만 저와는 맞지 않는 일이라 늘 생각했다. 그래서 과감히 해왔던 일을 포기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엔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겨 관련 회사에 들어갔다. CG팀에서 근무하며 공간과 디자인 등에 대한 감각을 세우고 나만의 노하우를 쌓아가며 1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그 세월이 헛되진 않았는지 회사를 그만뒀는데도 개인적으로 인테리어 의뢰가 많이 들어왔었다. 그러던 중 1969년에 지어진 용산의 한 주택건물의 인테리어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됐는데 그게 바로 현재 감나무사진관이 있는 건물이다. 본래 노년의 교장선생님께서 가족과 함께하고자 지은 뜻 깊은 건물이었던 터라 현대식으로 탈바꿈시키기보다는 최대한 그 시절의 감성을 간직하게끔 리모델링을 했다. 

그리고 공사가 거의 완료될 시점에 리모델링을 요청했던 그 고객으로부터 옥탑방 공간을 작업실 겸 사무실로 써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순간 그 옥탑방을 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고민하다 사진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대학을 다녔던 당시에 부전공으로 사진학을 배웠고 그 후부터 사진 찍는 일을 취미로 계속 해왔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남편의 부모님께서 시골에서 사진관을 운영하셨다. 취미의 연장으로 시댁이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손님들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간단히 포토샵까지 해드렸었다. 그렇게 저는 이 옥탑방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했고 흑백사진관을 테마로 한 감나무사진관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사진 - 흑백사진을 모티브로 한 감나무사진관 전경(감나무사진관 제공)

감나무사진관은 새로운 인식을 드리려 한다고 들었다.
- 요즘은 넓은 공간과 좋은 기술 그리고 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대형 스튜디오가 많다. 그리고 이런 대형 스튜디오는 액자 값을 포함해 패키지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고객의 입장에선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사람들은 익숙한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건 편하게 느끼지만,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사진관의 문턱을 낮추고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단 사람들이 비용 면에서 부담스럽지 않도록 합리적인 가격대로 낮췄다. 또한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심플하고 담백한 느낌의 사진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찍은 사진은 쉽게 보관할 수 있는 사이즈로 맞춰드리고 있다.

사실 어쩔 수 없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생기는 긴장감과 어색함이다. 좋은 표정을 가지고 계시다가도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얼어버린다. 그래서 저는 끊임없이 말을 하며 손님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법으로 긴장을 풀어드리고 있다. 처음부터 카메라를 들이 대기보다 사전에 충분히 대화를 나누면 어느새 자연스러운 모습이 사진에 담겨지기 때문이다.

사진 - 감나무사진관 제공

흑백사진이 유난히 눈에 띄는 곳이다. 감나무사진관은 향후 어떤 모습을 바라보고 있나.
- 흑백사진관이 테마인 저희 감나무사진관의 슬로건은 ‘프레임에 나를 담다’이다. 저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캐치하는 것을 좋아한다. 감나무사진관 로고도 이런 마음을 담아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가족사진, 커플사진, 우정사진 등 사진을 찍는다는 건, 추억을 남기는 일이다. 세월의 흐름을 기억하고 기념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저희 사진관은 착한가격으로 사진관의 문턱을 낮춰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더불어 그들이 따뜻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기를 소망한다.

돌이켜보면 도자기를 전공했다가 인테리어 일을 했다가 이제 사진작가를 하고 있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부족함을 걱정하기보단 채워가는 것을 즐기고 더불어 나눌 수 있는 행복을 키워나갈 것이다.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많이 주는 사람이 부자이다’독일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명언이다.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배짱 영업을 하는 사진관이 있다. 타 스튜디오보다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을 받으며 사진을 찍어준다. 에리히 프롬의 명언을 몸소 실천하며 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흑백사진관, 감나무사진관의 김헤정 작가였다.

정차원 기자  gvalley@gvall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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