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정차원 기자] 2019년 현재 많은 레스토랑들이 단순히 식사만 하는 공간에서 보다 복합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음식의 맛 뿐 아니라 눈으로는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즐기고 각종 이벤트나 공연 등 문화적인 콘텐츠도 함께 소비할 수 있게 됐다. 레스토랑의 이런 변화는 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주로 컨벤션이나 뷔페 또는 케이터링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많은 레스토랑들이 복합적인 소비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소비자들도 열린 생각을 가지고 활용하고자 한다면 더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ADUS)에서 론칭한 캐쥬얼다이닝 펍 ‘에이디움(A'DIUM)은 외식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건축과 외식업, 그 상생의 클러스터를 꿈꾸는 에이디움은 기본적으로는 외식공간이지만 동시에 복합문화공간이며 사내 복지공간이기도 하다. 건축가이자 창업 7년차로 에이더스(ADUS)의 수장을 맡고 있는 노진호 대표와 만나 조금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건축가들이 만든 레스토랑, 그 시작이 궁금한데.

- 에이디움은 에이더스의 젊은 건축디자이너들이 손수 공간을 기획하고 디자인하여 직접 시공까지 참여한 프로젝트다. 건축 업종이 가진 성격을 외식업 브랜드에 잘 매칭해보고자 처음 시작했다. A'DIUM은 A'DUS와 PODIUM의 합성어로 위층에는 A'DUS(건축디자인 회사)가 있고 그 하단부에는 A'DIUM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는 신전의 형태를 모티브로 했다. 그래서 서로 유기적으로 공간을 공유하기도 하며 각각의 목적 공간이 서로 시너지를 내어주기도 하고 있다.

복합적인 외식공간으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 에이디움은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에서 시작해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레스토랑으로 3가지의 목적성을 띄고 있다. 첫 번째, 복합문화공간으로써의 역할이다. 에이디움은 오픈 당시부터 젊은 건축가들의 디자인세미나 및 열린 회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사내문화인 연말 와인파티도 매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과거 건축학도였던 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주변의 대학교 건축과 학생들에게 커피를 반값에 제공하기도 하며 자리마다 노트북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콘센트들을 만들어놓은 점들은 공간에 대한 개방을 이익창출이 아닌 문화공간으로 녹여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한다.

두 번째는 상업공간으로써의 역할이다. 에이디움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써 매출이 일어나는 분명한 상업공간이다. 항상 쉐프들과 함께 메뉴개발에 대한 레시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맛을 연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축디자이너들이 여러 기획안들을 통해 손님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손님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만족시켜드리고 있다. 그렇게 3년 동안 여러 시도와 노력들을 하면서 외식업 운영경험과 노하우가 쌓였고 지금은 메인 상권에 진출하려 준비 중이다. 어엿한 외식 브랜드로써 자리 잡기 위해 또한 외식업종의 기존 틀을 깨기 위해 3년간 자체 테스트 하며 운영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사내 복지공간으로써의 역할이다. 에이더스 및 에이디움 모든 전 임직원들은 에이디움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계절에 맞는 양질의 한식과 양식 등을 쉐프들이 정성껏 준비한다. 맛과 건강을 챙기고 점심메뉴 고민 없이 업무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카페테리아도 직원들이 직접 커피 등의 음료를 내려 마실 정도로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외부 인사 및 팀 회의 시 사무실에 한정 짓지 않고 에이디움의 공간을 이용해 좀 더 신선한 아이디어와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일 년에 두 번 직원들의 가족을 초청해 생일이나 기념일에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으며 저녁에 팀원들끼리 가볍게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팀워크에도 도움이 되도록 복리후생 및 할인혜택, 무료제공 등의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시대의 트렌드인 ‘워라밸’을 조금 더 현실화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에이디움은 똑같은 프렌차이즈식의 공간과 프로그램을 거부한다고.

- 저희는 “모든 공간이 어떻게 똑같이 표현될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각 지역과 도시, 그 곳을 채우는 건물들과 공간마다 아이덴티티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공장에서 찍어낸 듯 한 똑같은 디자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에이디움이 여러 지역으로 뻗어나가게 될 경우 각 매장마다의 특색과 콘셉트를 달리 해 그 지역과 고객의 트렌드에 맞는 프로그램과 방식으로 함께 호흡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에이더스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열린 사고로 각 공간과 성격을 정의해 나가고자 한다.

우리는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관철 하는 것에 설레여한다. 우리는 지금껏 걸어온 모습들로 정의되기 바라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모습들로 정의되기 바라며, 멈추지 않는 자세로 임하려 한다. 제 책상에는 작은 메모 하나가 7년째 붙어있다. “우리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않으면 클라이언트가 나에게 엄격해 질 것이다. 좋은 디자인과 좋은 성과의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것은 원칙의 문제이지 선택과 타협의 몫이 아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저희 에이더스를 있게 한 힘이자 진일보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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