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정차원 기자]전설적인 로봇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이 올해로 첫 방영 40주년을 맞이했다. 그 세월 동안 건담 관련 제품과 서비스 연매출은 약 81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건담 프라모델인 ‘건프라’ 누적 출하 수는 5억 개에 달한다. 그만큼 불혹을 맞은 건담의 주력 매출은 과거나 지금이나 꾸준히 건프라가 책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 TV방영하거나 영화화되고 나서 건프라가 불티나게 팔리는 선순환 구조가 주요했다고 할 수 있다.

한 때 매출이 지속 감소하는 위기도 있었으나 해외시장이 다시 성장의 불을 지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국이다. 무려 일본보다 먼저인 2003년, 국내에 건프라 전문점 ‘건담베이스’가 문을 열었을 정도로 건담을 향한 한국인들의 호응은 뜨거웠으며 반다이남코그룹 역시 꾸준히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발 수출규제 때문에 불매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한일관계가 경색된 지금은 어떨까. 그 얘기를 홍대 건담도색 전문 건담이지키는작업실 우준희 실장에게 들어봤다. 

사진 - 홍대 건담도색 전문 건담이지키는작업실
사진 - 홍대 건담도색 전문 건담이지키는작업실

건담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여전히 꾸준하다고 들었다.
- 현 시국과 관계없이 건담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현재 저희는 홍대에서 건프라 판매와 관련 도구 및 도료 등을 판매하고 건담도색수강을 진행하고 있는데 20대부터 4, 50대까지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즐거움을 가져가고 있다. 특히 도색을 전문적으로 하는 저희 작업실 특성 상 건담은 물론 3d프린팅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나 기업의 상품 샘플을 도색해보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많이 늘었다. 

현 시대를 다른 시선으로 보면 어린 아이들부터 직장인 및 장년층까지 누구나 취미 하나씩은 가지려고 하는 추세다. 그러면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각종 공예 공방들도 많이 들어서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건담 역시 특별한 취미라기보다는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로써 더 이상 과거처럼 마니아들만 찾는 취미는 아니다. 

사진 - 건담도색 전(좌), 후(우) 모습
사진 - 건담도색 전(좌), 후(우) 모습

일반적으로 건담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라고 생각하는데.
- 건담이 마냥 비쌀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20cm 정도 크기의 건담은 5만원  선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거기에 도색을 위한 도료 역시 5만원 정도다. 그것만 가지고도 평균 2달을 작업하며 즐길 수 있다. 목공예나 가죽공예 같은 취미와 비교해보더라도 비용은 크게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내 손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건담의 가치는 들어간 비용과 견줄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손재주나 미적 감각이 뛰어나야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것도 편견에 불과하다. 저 역시 특출한 능력이 있었다기보다 오로지 관심으로 시작했다. 엄청난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기에 이 작업실도 그저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취미를 이어갈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 가볍게 시작했다. 그만큼 처음 오는 분들이라도 일단 저희와 상담을 해보시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수강하시는 분들이 많다. 특히 남자친구나 남편과 함께 오시는 분들을 비롯한 여성들도 많이 하실 정도로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 

사진 - 건담도색수강, 건프라 모습
사진 - 건담도색수강, 건프라 모습

건담도색이 주는 즐거움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 한마디로 나만의 건담이 탄생하는 즐거움이다. 건담을 조립해서 완성하는 즐거움도 물론 크지만 나만의 스타일대로 디자인해가며 세상 하나뿐인 건담을 만드는 즐거움은 더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업실에 나오시는 분들이 서로 공감하고 의견을 나누시면서 스스로 그 재미를 배로 늘려 가신다. 저희가 각자의 작업 공간을 구분하기 보다는 함께 어울리기 좋게 공간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저희 작업실의 경우 3, 40대 직장인들이 많은 편이다. 다들 바쁜 회사생활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 두 번 또는 주말마다 꼬박꼬박 오실 정도로 열정 있게 수강하며 작업을 즐기고 계신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키덜트(kidult)’ 문화가 잘 자리 잡아 주위의 편견에서도 점점 자유로워지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건담에 관심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시작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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