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신민지 기자]‘손님은 왕이다.’ 서비스 업계에서는 서비스 정신에 대해 관용처럼 굳어진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외식문화의 다양성과 의식 수준이 고양됨에 따라 뒤쳐진 옛말이 된지 오래다. 정말로 옛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1890년대 리츠칼트 호텔의 창립자 세자르 리츠가 표방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때에 리츠 호텔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왕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귀족계층이었다. 

뿐만 아니라 SNS의 성행과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진정한 ‘미식’의 의미에서 벗어나 그저 ‘인증용’에 지나지 않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인증을 위한 특정 공간에만 몰리기도 하며, 인기 레스토랑, 인기 스타 쉐프에만 집중된 실태를 보인다. 즉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쉽게, 빈번하게 접근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저변은 넓어져가나 성숙하지 못한 형태로 자리 잡아가는 외식문화 가운데 서울 문래동에 눈에 띄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바로 문래창작촌맛집 쁘띠문래다.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번화가 거리가 아니라 아파트가 늘어선 평범한 도시 동네 가운데 위치한 문래동맛집 쁘띠문래는 평범한 장소에서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사진 - 동네 집 앞에서 만나볼 수 있는 쁘띠문래
사진 - 동네 집 앞에서 만나볼 수 있는 쁘띠문래

동네 분위기와 전혀 다른 실내 분위기다. 쁘띠문래를 소개하자면.
-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은 외식업의 변화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레스토랑이라 했을 때 유명 고급 다이닝 호텔이나 프랜차이즈에 한정되어 있던 것이 이제는 개인 쉐프를 중심으로 요리를 하는 곳이 많이 등장했다. 개인 쉐프들 역시 전문 교육을 오랫동안 이수하고 해외에서 경력을 쌓는 등 그 수준과 실력이 대폭 상승했다. 

파인 다이닝이 비싸고 고급스럽기만 한 곳이 아니라 제가 외국에서 경험한 것처럼 집근처, 동네에 위치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요리의 수준마저 아무데서나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료 하나부터 신경 써서 정통 양식을 고수한다. 다만 문래동 이 장소를 통해 분위기를 보다 캐주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저는 10여 년간 해외 경험을 쌓으면서 국내와는 사뭇 다른 외식문화를 접해왔다. 저는 영국 Westerminster kingsway college 쉐프 전문가 과정 수료하고 영국 University of West London에서 외식 경영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영국 현지에서 JW Marriott hotel과 La petite maison, Park plaza hotel에서 근무했고 두바이 La petite maison에서 Jr sous chef로 두바이 Catch seafood restaurant에서 Executive Sous chef를, 두바이 la cantine du Faubourg에서 Excutive Sous chef로 지낸 이력이 있다. 

이렇게 오랜 기간 해외 현지 경험을 통해 다이닝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득했고, 누구보다 그 문화를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아직까지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한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제공자와 소비자 모두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제가 본 한국의 다이닝 문화는 찾아오는 손님들이 정말 이 음식과 문화를 좋아해서 왔다기보다 과시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는 것보다 사진이 앞서는 sns 업로드용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 모습들이 쉐프의 입장에서 과연 옳고 그 흐름에 맡겨두기만 할 일인지에 대해 고민스러웠다. 그래서 지금의 문래동맛집 쁘띠문래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진 - 쁘띠문래에서는 새로운 외식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 - 쁘띠문래에서는 새로운 외식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탄생 배경이 확실히 남다르다. 이에 상응하게 메뉴나 음식도 다를 것 같은데.
- 모든 재료와 소스들은 쉐프들의 손을 거친다. 만들어진 제품 없이 모두 자연의 식재료에서 시작하느 것이다. 방송에서 보고 쉐프들이 선보였던 요리들을 맛보기 위해 어렵게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래창작촌맛집으로 집 앞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쁘띠문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하면, 아직까지도 피자나 파스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 일부분이다. 한식집에 불고기와 비빔밥만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아직까지 피자를 찾는 손님들도 있지만 문래동와인 까지 겸비한 쁘띠문래에서는 그 외의 광범위한 메뉴들까지도 다루며 하나의 문화를 담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이렇듯 음식이 좀 색다르다보니 초반에 식사 후 어땠는지 물어보면 ‘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소금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짜다’는 평을 들었다. 실제로 짜다기 보다는 다른 식으로 맛이 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향미가 강한 치즈를 사용하면 ‘짜다’고 한다. 그동안 경험해왔던 음식에 비해 전혀 새로운 재료로 다른 맛을 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땅히 할 수 있는 표현이 ‘짜다’라고 하는 것 같다. 다시 방문하시는 손님들을 보면 ‘짜다’는 것이 글자 그대로 정말 간이 세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는 정말 최소한의 소금, 혹은 아예 안 쓰기도 한다. 

사진 - 진정한 미식을 추구하는 문래창작촌맛집 쁘띠문래
사진 - 진정한 미식을 추구하는 문래창작촌맛집 쁘띠문래

쁘띠문래에서만이 만들어가는 문화가 있는 거 같다. 
- 우리나라의 고객들은 너무나 프랜차이즈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의 인식에는 이탈리안이라 하면 피자와 파스타에 한정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문래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쁘띠문래에서는 쉐프를 부각시켰다. 일관적인 맛으로 주는 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쉐프가 손님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다시 해드리기도 하고, 음식을 남겼다면 그 이유도 분석하고 고민하는 등 보다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서 더 나은 식사, 손님의 취향에 맞춘 식사를 지향한다.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같이 주문, 전달, 식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 메뉴를 선정할 때부터 대화를 통해 주문하고자 하는 음식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외국 음식의 경우 설명이 전무하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한국 음식이 낯선 외국인에게 비빔밥이 쌈밥을 제공할 때에 꼭 설명해주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신발을 사고 화장품을 살 때에도 상세히 설명해주고 맞춰서 사듯이 외식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외식문화라 함은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들과 오랜 시간 여유를 가지고 대화와 교류를 나누는 식사다. 뿐만 아니라 음료를 곁들이는 문화도 약하다. 그렇다면 외식문화 개선을 위해 문래동와인을 겸비한 쁘띠문래처럼 식당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시간과 장소의 여건이 허락된다면 코스요리처럼 음식도 여유를 가지고 제공하면서 설명을 더하면, 단 10분이라도 더 여유롭게 즐기실 수 있다. 쁘띠문래가 문래데이트 장소로 주목받는 것도 이 이유다.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음료와 같이 편안하고, 분위기에 녹여가며 1시간이든 2시간이든 괜찮으니 진정한 ‘미식’을 즐기는 쁘띠문래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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