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정차원 기자]국가 정책연구 기관인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구매는 대부분 지인이나 펫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동물보호시설 등을 통한 입양률은 매우 낮다. 또한 분양 시 교육이나 사육환경에 대한 검토, 책임성 고지 등이 없고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유기동물 수는 2014년 이후 해마다 늘어 2018년 121,077마리(농림축산부 자료)로 집계됐다. 그러면서 전국 약 300개에 달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의 운영비용은 연간 2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반려동물등록제 의무화를 비롯한 반려동물 입양 지원 프로그램 및 반려동물 구매 심사제 도입 같은 구체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펫테크(Pet-tech) 기업을 표방하는 ㈜에브리펫은 세계 최초의 비문인식 기술로 반려동물의 개체구분에 성공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문인식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과 사회를 잇는 반려동물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는 ㈜에브리펫의 이상일 대표와 자세한 얘기 나눠봤다.

사진 - ㈜에브리펫 이상일 대표​
사진 - ㈜에브리펫 이상일 대표​

반려동물 비문인식 기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스마트폰으로 쉽고 편리하게 동물의 코 무늬인 비문을 촬영한 후 그 패턴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미지를 분석하여 증명, 확인하는 기술이다. 무엇보다 99.99%의 개체 식별 인식률을 보유한 딥러닝 기반의 3D 생체인식 알고리즘은 세계 최고의 홍채인식 기술을 개발한 ‘아이싸이랩’의 최형인 대표(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명예교수)와 인공지능 알고리즘 전문가팀이 개발하였으며 세계 최초로 비문기술 상용화를 이루어낸 사례다.

사실 비문은 우리 선조들이 이미 소의 개체구분을 위해 탁본을 떠서 활용했을 만큼 유용성이 높은 도구였다. 다만 이를 현대사회에 맞게 디지털화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창조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에 저희는 2012년부터 30만장의 비문 이미지를 모아 알고리즘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 끝에 비문생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그 안정성과 편의성 검증을 위해 2014년부터 6년간의 필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현재의 비문인식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다.

사진 - 반려동물 비문인식 모습
사진 - 반려동물 비문인식 모습

반려동물 업계를 비롯한 기관 및 많은 반려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 작년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펫페어에서 저희 기술의 우수성과 편리성이 알려져 행사기간 내내 부스가 장사진을 이뤘던 적이 있다. 그만큼 이제 비문인식기술은 반려동물 개체구분을 위한 도구로서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과거에 비해 개체구분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지금 반려동물에게 칩을 심는 방식을 부담스러워하는 반려인들과 효율적인 시스템이 필요한 지자체 및 관련 기관 모두에게 휴대폰 하나면 해결되는 저희의 기술은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저희 기술은 반려동물보험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사실 반려인들이나 보험업계 모두 반려동물보험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었음에도 발전하지 못했던 데는 개체구분이 되지 못했던 탓이 크다. 이 문제를 비문을 통해 해결하면 보험업계는 확실한 사실에 기인해 안정적인 보험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반려인들 역시 반려동물보험혜택으로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누적된 의료기록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사전에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사진 - 반려동물 비문인식 모습
사진 - 반려동물 비문인식 모습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현재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산업 측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지만 유기견이 폭증하고 학대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등 아쉬운 점 또한 보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반려동물 신고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효율이 낮고 그렇다보니 유기견이 발생했을 때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쉽고 편리한 저희 기술이 널리 보급된다면 반려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냄은 물론 반려동물등록제가 보편화되는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저희는 현재 동물병원 및 수의학과와 함께 생후 비문형성시기부터 성견이 되는 시점까지 비문이 변동 없이 유지되는지 관찰 시험 중이다. 이 과정을 마치면 현행 반려동물등록제를 개선하는데 비문기술이 더욱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며 반려동물 이력관리 뿐만 아니라 유기적인 반려동물 공유 인프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주민등록번호를 부여 받는 순간부터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그에 따른 권리와 혜택을 얻으며 함께 살아간다. 반려동물 역시 이제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으로써 분명하게 등록을 하고 의무와 권리를 부여 받게 된다면 현재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욱 성숙한 반려동물문화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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