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김노을 기자] 부모의 마음으로 새로운 시도의 장난감을 만들면 어떤 모습일까? 금방 흥미를 잃고 버려지는 변신로봇과는 다를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아빠가 자신의 아들에게 주기 위해 개발한 지구본이 있다. 그리고 이곳 한국에서 다시 자신의 아이에게 이 지구본을 선물하고 싶어 한국어 버전을 직접 제작하고 한국의 컨텐츠까지 개발하며 본사와 협력을 이룬 인물이 있으니 알파벳 토이 김동진 대표다. 출시하자마자 초도물량이 완판, 반응이 남다르다.
 
해외 동화책까지 사 모으며 책 육아에 빠져있던 그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홈스쿨링 교구라니, 이유가 궁금했다. 알파벳 토이 김동진 대표는 “제가 어렸을 적, 아버지의 양복브랜드를 보고 캠브리지 대학에 가고 싶어요! 라는 꿈을 꾸었듯 아이가 세상 바깥의 무궁무진한 것들을 실감 나게 보며 꿈을 키우길 바랐어요.”라고 얘기한다. 놀이학습에 빠진 알파벳 토이 김동진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진 - 홈스쿨링 알파벳 토이 김동진 대표
사진 - 홈스쿨링 알파벳 토이 김동진 대표

어떻게 알파벳 토이를 창업하게 되었나
- 예전에 아이가 늘 가지고 놀던 지구본이 있었는데 한 달도 안 되어 고장이 나서 버리게 되었다. 천편일률적인 지구본이 따분하게 느껴지고 지금 나이 때에 꼭 맞는 지구본을 사주고 싶어 해외상품을 살펴보던 중 한두 개 마음의 드는 제품도 있었지만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는 등 망설여지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운명같이 한 제품을 만나게 된다. 미국 Playshifu의 스마트 지구본 ‘올붓’(Orboot)이었다. 올붓은 美아마존의 NO.1 베스트셀러는 물론, 캐나다 토이저러스 2019 베스트 상품, 북미 애플스토어 진출까지 이루어낸 놀이학습을 표방하는 독특하고 신박한 교구로써 미국에선 출시와 동시에 각종 상을 수상하는 등 평가도 독보적이다. 무엇보다 제 아이에게 보여주었는데 당황스러울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것이 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 올붓에는 한국 컨텐츠는 매우 부실한 실정이었다. 지구본에 대한민국은 나무 한 그루만이 표현되어 있었다. 그때 제가 할 역할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본사에 직접 연락하여 구구절절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 제품이 한국에 왜 필요한지, 지금 올붓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제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중에 열정과 진심이 통했는지 국내 유통에 대한 권한을 얻게 되었다.

사진 - 놀이학습 알파벳 토이
사진 - 놀이학습 알파벳 토이

올붓 한국어 버전은 어떻게 탄생했나
- 전 세계로 유통되는 제품에서 한국이 존재감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한반도에 태권도 아이콘과 스모선수의 등 뒤에 가려진 울릉도와 독도를 표시하도록 설득하고 누구보다 뛰어난 한국인의 이미지를 만들 관련 콘텐츠를 대거 늘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올붓은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다국어 지원이 가능했지만, 한국어가 없었다. 그래서 손수 번역을 책임지고 한국어 녹음도 직접 지휘했다. 다른 언어의 단조로움과 달리 실감나는 캐릭터의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이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직접 발로 뛰어가며 한국의 컨텐츠가 될 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해외 본사의 스타일에 알맞게 조정해가며 저의 아들과 대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번역을 마무리했다. 분량이 어마어마해서 4개월을 거의 올인하여 컨텐츠를 공부해가며 한국어 버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지만 전 세계 아이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사명감과 내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지구본이어서 강한 에너지가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생애 가장 뿌듯한 일이다.

사진 - 홈스쿨링 알파벳 토이
사진 - 홈스쿨링 알파벳 토이

크라우드 펀딩에서 반응은 어땠나
- 매우 성공적이었다. 와디즈 크라우딩 펀딩에서 두 번에 걸쳐 진행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제품도 물론 좋았고 부모로서 느꼈던 바를 그대로 스토리텔링하며 독특했던 저의 개발스토리에 많은 분들이 감동, 응원해주시며 2020년 와디즈 키즈 섹션에서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제품이 되었다. 또한, 펀딩결과에 힘입어 한국유통만을 위했던 지도가 전 세계 버전으로 확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고려한 디자인, 눈높이에 맞춘 컨텐츠가 일반 지구본보다 매력적이다. 지구본을 사주는 시기는 생각보다 아주 이른 나이의 자녀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고장 나지 않도록 튼튼하게 설계된 2세대 디자인은 이에 부족함이 없다. 또 앱을 통해 순식간에 증강현실 구현되고 전 세계의 음식, 건축물, 발명품, 여권을 통한 가상입국놀이 등 다양한 컨텐츠가 학부모님들께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총 9개 국어를 지원하는 것도 이 세상에 없던 제품이다.
 
올해에는 스마트 지구본 올붓을 많은 분들께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초등교육전시회와 교보문고 인천점, 교보 핫트랙스 송도, 목동, 동대문, 부산 센텀시티, 일산점이 출발을 함께하고 자사몰도 오픈했다. 앞으로도 해외에서 개발된 새로운 제품을 발굴하고 아빠의 색깔을 입혀 발전시키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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