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이희열 TL
HE 이희열 TL

SK하이닉스는 12일 정년 적용을 받지 않는 기술 전문가 ‘Honored Engineer(HE)’ 1호 대상자로 이희열 TL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SK하이닉스는 ‘우수한 엔지니어가 정년 이후에도 자신이 보유한 기술력을 회사에서 발휘하고 후배 엔지니어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HE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년이라는 개념을 깨는 시도라고 받아들여져 여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또, 기업에서는 중간관리자인 팀장을 거쳐 임원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 일반적인 커리어 패스(Career Path)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관리자가 아닌 전문가 트랙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누가 첫 번째 주인공이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이어졌고, 이번에 1호 대상자가 선정된 것이다.

HE로 선정된 이희열 TL은 정년 이후에도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게 된다. 최고의 기술 전문가로 인정받은 만큼 향후 주로 중장기 프로젝트를 맡아 미래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어드바이저(Advis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회사로서는 관리자를 거쳐 임원으로 가는 길만이 아닌, 전문가 트랙의 비전을 보여주면서 HE가 후배 구성원들에게 롤모델 역할을 해주기도 기대하고 있다.

이희열 TL은 1993년 입사해 낸드플래시 소자를 개발하는 업무를 해왔으며, 사내 기술 강사로 구성원 기술 역량 향상에 오랫동안 기여했다. 다양한 성과를 쌓았지만 그 중에서도 본인은 2D 낸드플래시 테크(Tech) 개발 성공을 기억에 남는 사례로 꼽는다. 27년간 SK하이닉스의 발전에 기여해온 이 TL은 사내 우수강사로 CEO포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국내∙외 특허 23건 출원 등 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16년 ‘발명의 날’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반도체 소자에 관한 기술 역량을 열심히 쌓아온 결과, DE 2기에 선발된 데 이어 올해 HE 1기로 선정됐다. 소감을 묻자 이희열TL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엔지니어로서 최고 영예를 받게 돼 매우 기쁘다”고 답했다.

이번 HE 선정에 앞서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Distinguished Engineer(DE)’ 제도를 도입해 운영해 왔다. 우수 엔지니어들에게 기술 전문가로서의 명예를 부여하는 DE는 HE와 마찬가지로 고연차 엔지니어 중 우수 구성원을 대상으로 선발하며, 기술 난제 해결과 후진 양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DE 풀(Pool)이 확대된 이후에는 DE 중 HE가 선발될 수 있도록 양 제도간 연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계획이다.

DE, HE 제도 모두 인재를 키우고, 이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결과물이다. 이 제도들이 탄생하기 전 커리어 패스(Career Path)는 팀장, PL(Project Leader)과 같은 리더 직책을 맡은 후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뿐이었다. 이에 기술 역량뿐 아니라 경영 역량도 두루 갖춰야 하는 임원이 되는 길 외에도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기술 역량을 지속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커리어 트랙(Career Track)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목소리들은 경영진에게 닿았고, 2018년 12월 ‘왁자지컬(왁자智Culture, 새로운 세대와 더불어 다양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북돋아 주는 SK하이닉스의 기업문화)’ 콘서트에서 이석희 CEO가 “우수 엔지니어가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른다.

이후 기술 전문가로서의 명예를 부여하는 ‘DE(Distinguished Engineer)’ 제도가 신설돼,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리더 직책 외에도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SK하이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CEO의 약속대로 정년 이후에도 기술 전문가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바로 ‘HE(Honored Engineer)’ 제도다.

Tech. Talent 이병기 담당은 “반도체 업(業)의 특성상 많은 경험과 지식이 축적될수록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가고 기술경쟁을 주도하는 데 유리하다”며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장인’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맹활약할 수 있도록 DE 제도의 연장 선상에서 HE 제도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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