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김태규 한의사
자생한방병원 김태규 한의사

 

빈혈은 철분과 비타민, 엽산 등이 부족해 생기며 요즘 같은 영양 과잉 시대에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겪는 흔한 질환이다. 문제는 빈혈을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해 적절한 치료시점을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질환의 징후일 수 있어 가볍게 여기면 안 되는 질환이다.

이에 빈혈 환자의 특성과 위험요인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이와 관련해 여러 국가에서 빈혈과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 지수(BMI)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라마다 빈혈의 유병률이 체질량 지수에 따라 높거나 낮다는 상이한 결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인 대상으로 체질량 지수와 빈혈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 결과도 나왔다. 특히 체질량 지수뿐만 아니라 빈혈과 연관이 깊은 신장기능의 상관관계도 함께 분석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김태규 한의사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저체중인 남성은 정상 체중 남성보다 빈혈 위험도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 IF=1.552)’ 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0~2017년 제5~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 6만4759명 중 검사와 설문응답 데이터가 있는 19세 이상 성인 3만6752명을 연구대상자로 설정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체질량 지수는 저체중(<18.5kg/m2), 정상(18.5–24.9kg/m2), 과체중(≥25.0kg/m2)군으로 나눴다. 빈혈은 남녀 각각 헤모글로빈 13g/dL, 12g/dL 미만일 때를 기준으로 정의했으며 그 결과 빈혈군 3289명, 정상군 3만3454명으로 나눠졌다. 이후 나이와 성별, 소득수준 등을 보정하고 빈혈 유무는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 알고리즘으로 계산한 성향 점수를 적용했다. 그리고 1:1 매칭을 통해 총 3298쌍(6596명)을 생성했다.

또한 신장기능에 따른 빈혈과 체질량 지수 상관성 분석을 위해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정도인 사구체여과율(eGFR)을 신장기능 측정 지표로 삼았으며 eGFR 수치가 60mL/min/1.73m2 미만일 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신장 문제 유무는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두 군을 비교했으며 오즈비(Odds ratio, OR) 값으로 측정했다. 오즈비 값은 집단 비교 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분석 결과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신장기능이 나쁜 마른 남성의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빈혈 위험도가 3.27배(OR=3.27) 유의하게 높았다는 점이다. 반면 과체중 남성일 경우 신장기능과 무관하게 빈혈 위험도가 정상 체중 남성보다 0.44배, 0.48배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모든 혼란 변수를 보정했음에도 유의한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신장기능과 별개로 체질량 지수와 빈혈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밝혀내기도 했다. 과체중인 경우 정상중인 사람보다 빈혈이 0.7배 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과체중 남성과 여성은 각각 정상 체중군에 비해 빈혈 위험도가 각각 0.41배, 0.8배 낮았다. 특히 저체중 남성의 빈혈 위험도는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2.39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과체중 인구의 높은 에너지 섭취가 조혈작용에 필요한 철분과 비타민C∙K 등 영양학적 요소를 충분히 전달해 빈혈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자생한방병원 김태규 한의사는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저체중인 남성일수록 빈혈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 빈혈과 체중은 만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인 만큼 신장기능과 함께 빈혈과 체중관리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연구는 신뢰도가 높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연구 결과의 일반화가 용이하고 한국인 대상 최초로 체질량 지수와 신장기능의 특성을 세분화해 빈혈과 상관관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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