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김가람 기자 = 2019년 12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최초 발생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펜데믹을 불러온 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에 지구촌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는 경제와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자 새로운 업종과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배달라이더와 퀵커머시 시장이 호황을 맞게 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간한 '파괴적 커머스의 탄생과 구조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생활이 비대면 위주로 돌아가게 되자 외식은 배달 음식으로 대체되면서 배달앱을 통한 주문 증가로 이어졌다. 이즈음에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한다고 밝히면서 침체기에 접어든 외식 사업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2020년 4월 경기도는 국내 배달앱 시장의 시장지배적 위치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공공 배달앱 개발 사업을 승인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은 온라인 쇼핑산업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업자들이 퀵커머스의 형태로 배달하는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아주 신속한 온라인 쇼핑이라는 측면에서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신속한 배달에 대한 요구는 비단 음식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용품에까지 확대됐다. 기존에 소비자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 그러니까 주로 일정한 기간에 걸쳐 사용할 물건들을 주기적으로 대형마트에서 구매해왔다. 

그러나 당장 사용해야 하는 물건들을 기다리기에 익일은 너무 긴 시간이다. 이런 물건들은 집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바로 사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동네 편의점에 가는 것조차 꺼리게 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친숙해지기 시작한 온라인 배달서비스를 통한 소단위 식료품과 생활용품 구매에 대한 경험이 쌓이고 있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서비스가 바로 퀵커머스Quick Commerce이다. 퀵커머스 사업자들은 익일배송, 새벽배송, 당일배송보다 빠른 30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한다. 

퀵커머스의 대표적인 주자로는 해당 시장을 개척한 배달의민족의 ‘B마트’가 있고, 이어서 쿠팡의 ‘쿠팡이츠마트’,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GS25의 ‘우동마트’ 등의 업체가 활발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의 배달을 실행하는 주체는 전문 배달 대행업체이다. 국내 대표적인 전문 배달 대행업체는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이 있다. 

바로고는 2014년 출시한 이륜차 배달 대행 스타트업이다. 2021년 10월 기준 3만 4,000명 이상의 라이더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약 1,180여 개의 허브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에는 프랜차이즈 외식배달을 주력으로 운영하였으나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6월 CJ올리브영과의 제휴를 통해 헬스앤뷰티 상품까지 배달을 시작했다.

또한 2021년 2월 11번가로부터 250억 원의 투자를 받아 화장품과 생활용품 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바로고는 코로나19에 따른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2020년 기준 2조 9,2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며 업계 2위를 차지했다. 

배달 대행업체는 코로나19 시국과 맞물려 외식배달을 넘어서 생활용품 배달로 나아가는 등 업무 영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배송 속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더 많은 지점을 확보하고 라이더를 확대 채용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020년 기준 전체 플랫폼 노동자 약 22만 명 중 배달플랫폼 근로자가 52%인 것으로 추산하여 플랫폼을 통해 운수 및 배달업을 수행하는 근로자를 연간 11만 4,4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잉여시간에 유연하게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르바이트 삼아 임시로 일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라이더의 숫자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계약직 또는 임시직의 임용 또는 비즈니스 방식을 뜻하는 긱 경제(Gig Economy)의 성장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라이더로서 활약하는 것은 배송서비스의 균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소비자들은 배송 품질에 대한 불만을 배달 대행업체가 아닌 배달을 의뢰한 플랫폼에 댓글로 표현했다. 또한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의 운송수단을 활용하기에 안전 문제도 중요한 이슈가 됐다. 이에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은 라이더 대상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교육을 수료하지 않으면 배송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라이더 대상 산재 및 고용보험에 대한 의무가입이 2022년부터 본격화되면 라이더들의 안전 문제도 더욱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온라인 쇼핑업태는 기존의 상품 전반을 취급하는 커머스 플랫폼인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하는 업태에서 벗어나 업태 내 분화를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물류 방식도 택배업체가 주도하는 제3자 물류방식에서 도심거점형의 더 촘촘하고 근접한 물류시스템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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