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재단이 청년 창업에 발벗고 나선다. 창업 지원을 통한 기업가정신 확산과 서울과 지방 격차 해소가 목적이다. 재단은 창업 교육을 핵심으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달 이사회를 통해 세부내용을 확정한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3월부터 활동에 돌입한다.

재단 창업교육은 마케팅·재무·사업전략 등 창업 실무 교육은 배제한다. 핵심은 창업교육을 통한 기업가정신 확산. 기업가정신을 통해 정해진 틀을 답습하는 우리사회에 도전과 혁신, 창조 가치를 중시하는 긍정적 인식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설명이다. 기업가 정신을 외치는 기존 정부·대학·민간기관과 차이점은 지역이다. 활동의 중심이 서울이 아닌 지방이다. 최근 창업 열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방 청년에게 기업가정신 전파에 나선다.

김현숙 안철수재단 사무국장은 “정말로 똑똑한 사람이 창업하지 않고 고시 합격이나 대기업 취업에만 몰두하는 게 우리 사회 문제란 지적도 있지만 지방 학생은 취업 시장에서도 소외돼 할 수 있는 선택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창업이란 대안 제시라는 목적도 있지만 크게는 기업가정신을 갖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재단이 창업 지원에 나서는 진짜 이유”라고 설명했다. 창업 교육은 지방 소재 대학에서 강좌를 진행하거나 창업보육센터와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교육 과정은 기존 강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민간기관과 협조한다.

교육뿐 아니라 지방 중심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지방이 창업 열풍에 소외된 이유에는 함께 창업을 고민할 동료도, 필요한 조언을 얻을 멘토도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재단은 지방 커뮤니티를 만들어 네트워킹 활동을 지원하고 원하는 멘토 연계에 나선다. 창업 열기 확산을 위한 대규모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김 국장은 “지방에서도 지역 특성과 장점을 살린 경쟁력 있는 창업이 가능한데 창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와야하는 지금의 현실은 지방에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네트워킹 지원으로 지방 중심 창업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직접적인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시제품 제작비 지원 등 스타트업이 엔젤투자자를 만나기 전까지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자금 지원은 고려하고 있다. 김 국장은 “청년을 넘어 청소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며 “`모두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수평적 기회 나눔 세상`을 만든다는 재단 설립 취지에 맞게 창업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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