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 경희대학교병원이 최근 소화기내과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 의료진 간의 협진을 바탕으로 30kg도 되지 않는 9세 소아환자 대상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췌장 가성낭종 배액술을 성공적으로 시행, 췌장·담도질환분야 초고난도 시술 역량을 입증했다고 3일 밝혔다.

가성낭종은 술, 담석 등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대부분 성인에게 관찰되는 병이다. 췌액의 누출로 염증조직이 쌓여 형성되는 가성낭종은 크기가 작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고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소아에게 있어 췌장 가성낭종 발생 빈도는 매우 낮기 때문에 치료경험이 있는 병원과 의료진은 많지 않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는 “급성 췌장염 및 췌장 가성낭종을 진단 받은 9세 여아로 15cm의 거대한 낭종이 위, 대장 등 복강 내 주요 장기를 누르고 있었으며,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 발현, 10세 미만의 저체중 소아라는 점에서 여러 진료과와의 원활한 협진을 통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며 “배액술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환자의 상태 및 나이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췌장 가성낭종의 표준치료법이자 신 의료기술로 인정받은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배액술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배액술은 수술 및 경비적 배액술 등에 비해 시술의 난이도는 높지만 비침습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시술 후 합병증과 통증이 적고, 경피적 배액관을 부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매우 굵고 다루기 어려운 치료용 내시경 초음파를 사용해야 하고, 소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시행하는 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시술을 시행한 오치혁 교수는 “수술실에 대한 환자 및 보호자의 부담감을 최소화하고자 최신장비가 구비된 하이브리드 ERCP 시술실에서 전신마취 하에 진행했으며,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최정현 교수의 세심한 환자 전신마취 및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췌장 가성낭종과 위 사이에 특수한 금속 스텐트를 삽입해 배액이 잘 이뤄지도록 조치했으며, 예상보다 빠른 시술로 바로 이어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을 진행해 췌장과 췌관의 상태까지 완벽하게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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