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이준성 기자 = 한국전력(대표이사 사장 정승일)이 재생에너지 발전의 전력계통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실증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은 제주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질적인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며, ’22년부터 ’25년까지 4년간 총 5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출력제어량을 최대 100MW 억제 가능한 기술 개발을 통해 제주도 뿐만 아니라 향후 전국 단위로 재생에너지의 효율적 확대 및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태양광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전력수요보다 전체 발전량이 초과하는 과잉 상황이 지속 발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인위적으로 감축(출력제어)해야 하는 횟수가 대폭 증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재생에너지 수용성 증대를 위한 기술 개발의 내용은, ▲계통 안정성 문제 해소를 위해 전력계통에 관성(회전력)을 공급하는 기술,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정확도 향상 및 출력제어 기술, ▲주파수 조정 및 선로 과부하 해소 등 ESS 다목적 활용 기술의 3가지다.

전력계통에 관성(회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의 경우, 현재 전력계통은 주로 터빈발전기의 회전력에 의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수송(송배전)하는 ‘교류’중심으로 구성돼 있지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회전력이 아닌 인버터 방식(직류)이어서 교류기반 계통에 확대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즉,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낮을 때에는 문제가 없으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관성 부족 등의 계통 안정성 문제로 계통에 접속할 수 없게 되는 것.

한전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계통에 별도의 회전력(관성)을 공급할 수 있는 플라이휠(FlyWheel) 동기조상기 운영 및 인버터의 주파수응동(Fast Frequency Response) 제어기술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정확도 향상 및 출력제어 기술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은 일조량, 풍량 등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편이다.

짧은 기간(5분, 15분, 1시간 등)의 발전량을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출력제어량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동일한 용량의 송배전망에 훨씬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접속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전력망에서의 재생에너지 수용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정확도 향상 및 출력제어 기술을 개발해 출력제어량과 송배전망 건설을 최소화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ESS 다목적 활용 기술의 경우, 제주도 등에는 발전기 고장으로 주파수가 급격히 떨어질 때 발전기와 HVDC 이외에 추가로 즉시 방전해 주파수 급락을 막기 위한 ESS가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주파수조정용 ESS를 특정 송전선로에 풍력 및 태양광발전이 집중시, 이를 흡수(충전)해 송전선로의 과부하를 해소할 수 있다.

한전은 ESS 다목적 활용기술을 개발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를 투자하는 대신, ESS를 활용하여 비용 효과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22년 1월까지 공개모집을 통해 공동연구할 협력 기관을 선정하고, ’22년 2월부터 본격 착수하여 ’23년까지 핵심기술을 확보 예정이다.

또한, ’24년에는 서제주·한림 지역에서 현장 실증, ’25년에는 제주 전체 계통으로 확대하고, 이후에는 육지계통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 전국적으로 신재생 전원비중이 높아질 때 예상되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계통 관성 및 안정성 확보와 신재생 전원 활용을 극대화하는데 금번 기술 개발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출력제어 시간대에 전력수요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한전은 출력제어 시간대로 수요를 이전하기 위한 플러스 DR(Demand Response) 제도 도입(’21.3), 계시별 요금제 개편(’21.9), 재생에너지 초과공급량을 육지 측으로 송전하는 HVDC 역송운전(’21.4)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다"며 "앞으로도 섹터 커플링 기술, 대용량 ESS 개발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출력제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한전, 지자체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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