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사회적합의거부 재벌택배사·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에서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 옆으로 택배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출처=뉴스1
택배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사회적합의거부 재벌택배사·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에서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 옆으로 택배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출처=뉴스1

 

(한국금융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 서울시 도봉구에 사는 A씨는 쿠팡에서 낚시용품과, 캠핑용품 등을 주문했다. 최근 택배 파업으로 주문이 지연될거라 생각했는데 로켓배송으로 바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었다. 

A씨는 “타 사이트에서 주문한 상품은 아직 받지도 못하고 판매자나 이커머스업체에서도 지연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택배 파업으로 배송 대란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업체마다 상황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택배 노조 파업으로 인해 업체마다 희비가 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등 배송 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배송대란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에는 이번 배송대란 사태가 경쟁사 고객을 유입시키며 반사이익을 챙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경우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직매입 상품인 ‘로켓배송’ 제품을 배송하는 ‘쿠친’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번 파업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다. 이 회사는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서는 입점 판매자들에게 상품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해 줄 것을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도 서울·수도권 배송에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을 통해 자체 물류시스템으로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지는 비수도권 배송의 경우, 택배사 측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송물품 중 신선식품이 절반 이상인 SSG닷컴은 자체 운송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택배노조 파업 여파를 크게 받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SSG닷컴은 대형 택배사들이 아닌 운송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이 운송사들이 영업번호판을 달고 배송을 하는 개인사업자들과 계약해 제품을 배송하는 체계를 갖췄다. 하지만 SSG닷컴 협력업체 상품은 위탁배송 되기 때문에, 택배사 사정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타격이 덜한 이커머스업체들이 있는 반면, 대다수 업체는 지난 9일 택배 지연 및 불가 지역을 홈페이지 전면에 공지를 띄우고 안내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 9일부터 파트너센터에 배송 지연 안내 시스템을 셀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지를 띄웠다. 현재 각 거래되는 모든 상품에 배송지연에 대한 공지를 띄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위메프 고객 상담센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전 주문, 결제한 상품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고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택배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배송 지연과 관련한 안내문자조차 못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다수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입점 사업자들에게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공지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지문에는 고객들이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가능성을 확인한 후 주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으로 안내하고 있다.

냉동·냉장식품을 주로 팔고 있는 식품 전문 쇼핑몰들은 배송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 파업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점점 더워지고 있는 날씨로 냉동·냉장식품을 물류센터에 장시간 방치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CJ더마켓은 CJ대한통운이 택배를 담당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 ‘배송 지연 예상 권역’을 안내하고 있다. 풀무원, 오뚜기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온라인몰에 입점한 일부 식품업체는 특정 지역 배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아예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11번가, G마켓·옥션, 인터파크 등의 오픈마켓들도 배송 지연 관련 공지를 띄웠다. 하지만 공지 이외에 택배노조 파업에 대처할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택배노조와 택배사, 정부 간 협상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면서 “발송이 지연되면 고객이 직접 구매 취소를 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판매자 책임이라 페널티가 생길 수 있어 판매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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