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전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지주
김태오 전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지주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선재 기자 | 김태오 전 DGB금융지주 회장이 28일 열린 DG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8년 5월 취임 후 6년 만이다.

지주가 위기를 맞은 시기 첫 ‘외부’ 출신 인사로 회장에 등판한 그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배구조 개혁을 이뤄내는 등 모범적인 지배구조 마련에 역할을 했다. 또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적극적인 영업망 확대를 통해 DGB금융지주가 ‘전국구’로 거듭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외부 출신 인사…취임 첫해 조직 안정 방점

DGB금융지주는 이날 대구광역시 북구 DGB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제1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황 회장 선임에 따라 김 전 회장의 임기도 종료됐다. 황 회장은 당분간 DGB대구은행장을 겸임하게 됐다.

김 전 회장은 2011년 지주 설립 이후 수장 자리에 오른 첫 ‘외부’ 인사다. 2018년 5월, 전임 회장의 비위 및 기소에 따라 조직이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취임한 김 회장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투명한 CEO 및 임원 후보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취임 첫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대표적인 것이 2018년 12월 ‘DGB 하이포(HIPO, High Potential 약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사 제도 혁신을 위한 그룹 쇄신의 일환으로,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유형을 4개로 구분해 직급별 풀(pool)을 선발한 후 임원 후보인 부점장급 직원 중에서 선발해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황 회장과 임병훈 전 DGB대구은행장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됐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하이투자증권 인수 마무리, 첫 해외 자회사 설립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지주 대표 비은행 자회사로 키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은행 의존도를 낮췄다는 점도 김 전 회장의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들이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이익 비중을 키우기 위해 증권사, 보험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공을 들이던 상황에서 전임 회장 기소라는 암초를 만났지만, 김 전 회장 취임 이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재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2018년 10월 DGB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준 11조6149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지주 대표 비은행 자회사로 성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은 지주 순이익 기여도를 높였다. 지난해 비은행 자회사의 지주 순이익 기여도는 34%로, BNK금융지주(22.7%), JB금융지주(32.8%)보다 높았다.

DGB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강화 노력은 진행형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1월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하이에셋매니지먼트 아시아(Hi Asset Management Asia, 이하 HiAMA)’를 11번째 자회사이자 첫 번째 해외 자회사로 편입했다. HiAMA는 자회사별 자본으로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기존 금융권 방식과 달리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에서 현지 자금 조달 후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립됐다.

◆전국 단위 영업망 확대 통한 지역 한계 극복

김 전 회장은 지역 한계 극복을 위한 전국 단위 영업망 확장 노력도 지속했다.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복합점포 ‘DIGNITY’와 기업금융 중심의 ‘금융센터’를 통해 수도권과 지역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DIGNITY’는 DGB금융지주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금융서비스를 하나로 모으는 종합 금융 솔루션 브랜드로, 2019년 5월 DGB대구은행 본점에 위치한 ‘DIGNITY 본점센터’를 시작으로, ▲서울(강남센터, 여의도센터, DGB금융센터) ▲대구(제2본점센터, 월배센터) ▲부산(센텀시티센터, 부산센터) ▲대전 등 전국에 9개의 DIGNITY 복합금융센터망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는 수도권 영업망 확대와 전국 단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서울 중구 을지로에 ‘DGB금융센터’를 오픈하고, ▲지주 ▲은행 수도권 본부 ▲생명 ▲캐피탈 등 자회사를 집결시켰다.

또한 DGB대구은행은 현재 부산과 인천, 성남에 기업특화 영업조직인 ‘금융센터’를 두고 있다. 성남금융센터를 통해 경기 동남부 권역을 중심으로 충청, 강원지역까지 영업망을 확대하고, 인천금융센터를 통해서는 인천 및 경기 북서부로 영업망을 넓힐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영업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은행 지점장 출신 퇴직자를 선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업영업의 아웃바운드 채널로 활용하는 기업금융영업전문가(PRM) 제도를 통해 수도권 중심의 기업금융 아웃바운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한때 3연임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던 김 전 회장은 지난 1월 캄보디아에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현지 공무원에게 거액을 전달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용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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