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폭설·폭우 등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으나 대표적인 그린 에너지인 태양광 시스템은 이 같은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원장 송재빈)이 지난해 발생한 태풍 볼라벤, 폭우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주요 지역 태양광시스템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태양광 시스템의 파손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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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홍수·폭설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태양광 모듈을 받쳐주는 지지대의 휨으로 태양광 모듈이 패널 프레임에서 빠지는 현상 △모듈 완성품과 지지대의 체결상태 불량 △인버터, 패널 연결 전선 등의 전기부품 파손 등이 빈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태양광 모듈에 대한 우박, 적설 하중 관련 환경성능 시험은 일부 이뤄지고 있으나 풍압 시험이나 안전성능 규격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국내 시험시설이나 안전 규격이 미흡함에 따라 국내 시공업체들이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선 외국 시험기관에 의뢰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연재해 빈발하면서 태양광 시스템의 취약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양광 시스템은 외부에 20~30년간 장기 노출돼야 하는 설비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내풍압, 내하중, 내진 설계가 필요하다.

국내 건축 시설물 기준에는 초당 25~45m의 풍압을 견딜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최근 순간 최대풍속이 이를 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겨울 처럼 잦은 눈으로 적설량이 증가할 경우 태양광 시스템 시공을 한 건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태양광 시스템이 붕괴되거나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바다에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는 수상 발전소도 증가하고 있는 데 해풍이나 돌발적인 기상 변화에 따른 부품의 부식이 우려된다.

KCL 관계자는 “태풍, 폭설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선 태양광 시스템 관련 구조시방서 기준을 강화하거나 국가 기관에서 하루빨리 관련 표준규격을 마련해 모든 태양광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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