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홍종표 기자] 한때는 방송3사가 앞 다퉈 경쟁하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현재는 KBS ‘개그콘서트’와 tvN 코미디빅리그가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많은 개그맨들이 방송무대를 떠나 소극장 등 현장에서 코미디를 이어가고 있다. 갈갈이 패밀리의 ‘갈갈이 패밀리 홀’, SBS의 ‘웃찾사 전용관’ 등 코미디 소극장들이 운영되고 있다.

윤형빈소극장은 코미디를 사랑하는 관객과 코미디언이 함께 모여 즐기는 개그전용 소극장이다. 윤형빈소극장은 홍대를 찾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이자 코미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사랑방으로 홍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윤형빈소극장의 대표 프로그램인 ‘관객과의 전쟁’은 지난 4월 인터파크 티켓 선정 스테디셀러 연극부문 랭킹 9위에 올랐다. 톱10 공연 중 코미디는 ‘관객과의 전쟁’이 유일할 정도로 코미디 부문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지고 있다. 정통코미디, 19금 코미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에게 재미를 주기위해 노력하는 윤형빈소극장의 윤형빈, 김지호, 정찬민, 김시우, 이혜진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 윤형빈소극장 개그맨들(좌측부터 김시우, 김지호, 윤형빈, 정찬민, 이혜지)(홍종표 기자/hjp92@)

윤형빈소극장과 극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시우(이하 ‘시우’)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윤형빈소극장에서 전속 배우로 활동 중인 개그계의 젠틀맨 김시우입니다.

김지호(이하 ‘지호’) - 안녕하세요. 윤형빈의 오른팔, 하지만 윤형빈은 왼손잡이, 개그맨 김지호입니다.

정찬민(이하 ‘찬민’) - 안녕하세요. 개그콘서트 코너 ‘황해’에서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유행어로 보이스피싱 개그를 했던 개그맨 정찬민입니다. 윤형빈소극장에서 윤형빈의 왼발 새끼발가락을 맡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혜지(이하 ‘혜지’) - 안녕하세요. 윤형빈소극장의 윤형빈의 자식, SBS 공채 14기 개그우먼 이혜진입니다. 반갑습니다.

윤성빈(이하 형빈) - 안녕하세요. 윤형빈소극장의 극장장, 개그맨 겸 파이터, 가수, 싱어송라이터 개그맨 윤형빈입니다. 윤형빈소극장은 코미디를 좋아하고 개그를 사랑하는 관객과 코미디언이 함께 모여서 즐기는 그야말로 FUN한 개그전용 소극장입니다. 현재, 주말 관객과의 전쟁이라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고 신인 개그맨들을 위한 쇼미더퍼니, 19금 코미디인 홍콩쇼 등 다양한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 뵙고 있습니다.

극단을 만들고 이름을 건 소극장까지 만들게 된 계기는?

형빈 - 이름을 걸고 만든 게 처음엔 부끄럽기도 하고 낯 뜨겁기도 했지만 지나다니는 행인 분들이나 관객 분들이 한눈에 극장을 찾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극장에 이름을 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조만간 김지호 소극장, 정찬민 소극장 등 극단 멤버들의 이름을 건 새로운 소극장을 만드는 것이 저희 극단의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사진 - 윤형빈소극장 개그맨(좌측부터 김지호, 윤형빈, 정찬민)(홍종표 기자/hjp92@)

윤형빈소극장 ‘관객과의 전쟁’은 스테디셀러에도 오르는 등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인기 비결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형빈 - 저희들은 단 하루, 단 한 번의 공연도 웃기지 못하면 다들 분해합니다. 관객이 많거나 적거나 다들 웃음 짓고 나가는 모습을 봐야 만족하는 사람들이 저희 극단 멤버들이라 ‘단 한분이라도 웃고 즐겁게 나가시도록 하자’라는 마인드가 저희의 인기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재밌게 보고 나가신 관객들이 지인들에게 소개해주시고 다시 보러 와주시는 등 기존 관객 분들의 입소문도 많이 타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사진 - 정찬민(홍종표 기자/hjp92@)

보통 개그프로그램이라고 하면 TV프로그램이 대중적인데 TV프로그램과 소극장 프로그램의 차이점은?

형빈 - 일단 저희 프로그램 제목인 관객과의 전쟁에 이 차이점이 많이 내포돼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안에 흐르는 공기를 통해 관객과 배우들이 하나가 되는 현장감을 느끼고 이 현장감이 웃음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많은 관객들이 “티비 보다 훨씬 재밌어요”, “개그프로 다시 봐야겠어요.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네요”같이 많은 말씀들을 해주시는데 관객들과 함께 숨 쉬는 현장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호 – 티비프로그램의 무대는 일주일 동안 준비한 것만 딱 보여줘야 하고 녹화시간이라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순간순간 애드립의 제한, 소재의 재한 등 한계가 많이 느껴집니다. 반면 소극장 공연은 그때그때 관객반응에 따라 애드립도 바꾸면서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다른 것 같습니다. 소통을 통해 진행하는 만큼 소극장 무대가 우리끼리 더 좋은 추억, 더 재밌는 공연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민 – 앞에 선배님들도 말한 부분이지만 개그맨들의 정말 놀라운 능력치를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방송에선 편집되거나 날아가는 애드립을 무대에선 받아서 오히려 더 재밌게 살리는 장면을 보시면서 진짜 개그맨의 능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 - 김시우(홍종표 기자/hjp92@)

개그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시우 – 그동안 공연을 진행하면서 저희 공연을 100번 넘게 보신 팬 분들이 계신데 이분들은 다른 관객 분들과는 웃음포인트가 다릅니다. 저희의 돌발 상황이나 돌발 애드립에서 더 크게 웃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팬 분들을 위해서 언제나 새롭게 색다른 부분을 발굴하고 연구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호 – 관객과의 전쟁을 쭉 공연하다가 어느 날 대표님이 19금 코미디를 만들어보자고 갑자기 새벽에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윤성빈의 왼팔 신윤승과 함께 밤을 새 회의를 해가며 코너를 만들고 론칭하게 된 첫 공연날,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큰 박수와 함께 성원해줬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극단 가족들이 다함께 만든 공연이기도 하고 첫 공연에 객석도 가득 차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혜지 – 저는 부산에 있는 윤형빈소극장에서 선배님한테 개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배운지 1주일정도 된 시점에서 변기수 선배와 함께 무대를 만들었고 제가 욕쟁이할머니 역할을 맡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긴장돼서 제대로 개그를 선보이지 못하고 무대에서 진짜 욕을 엄청 해버려서 무대 뒤 선배님들에게 엄청 혼났던 첫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사진 - 이혜지(홍종표 기자/hjp92@)

선배로서 지금 코미디언의 꿈을 키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호 – 유명해지고 싶어서 개그맨을 선택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무대가 좋고 웃기는 게 좋아서 선택을 한다면 소극장이든 방송이든 무대를 찾아서 자기가 정말 웃길 수 있는 사람인지 검증을 하고 스킬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만일 자신이 정말 개그맨의 꿈을 가지고 꿈을 키우고 싶다면 제대로 된 현장에 참여해 함께 배우고 현업 개그맨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찬민 – 예전에 개그맨 업계가 더 왕성했을 때는 지망생도 너무 많았습니다.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현역 개그맨 밑에서 일하면서 어께너머로 배우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런 게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윤형빈소극장에서 그런 시스템을 통해 개그 양성소도 운영하고 있으니 개그맨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저희와 함께 개그맨의 꿈을 키워 가시기 바랍니다.

형빈 –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저희 애가 나중에 개그맨을 하겠다면 허락할 것인가라는 질문인데 전 항상 무조건 시킨다고 답합니다. 세상에 많은 좋은 직업이 많지만 개그맨처럼 항상 좋은 곳에서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직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그맨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남을 웃기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열심히 준비하셔서 개그계의 훌륭한 재목으로 성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혜지 – 저도 선배님들 밑에서 성장해 나가고 있는 만큼 후배님들과 함께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 좋은 개그맨이 나타나서 조금씩 죽고 있는 개그계를 함께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시우 – 최근 중학교 진로 멘토링에도 참여해 중학생 아이들에게 개그맨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왔는데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걸 찾아서 용기를 내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는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들 앞에서 내가 웃길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길을 못 찾고 있는 친구들도 주저하지 말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서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김지호(홍종표 기자/hjp92@)

마지막으로 관객이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형빈 – ‘요즘 뭐 웃을 일이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으실 때 윤형빈소극장을 찾아주시면 저희가 빵빵 터트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호 – 윤형빈소극장을 찾아주시는 많은 관객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국 곳곳에서 와주시고 해외에서 와주시는 팬들도 많았는데 일일이 감사를 전해드리지 못해 사과드리고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윤형빈소극장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많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시우 – ‘윤형빈소극장을 한번도 보지 못한 관객은 있어도 한번만 본 관객은 없다’고 할 정도로 입소문뿐만 아니라 재미도 갖춘 공연입니다.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고 시즌마다 다양한 웃음, 재밌는 볼거리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으니 많이들 찾아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찬민 –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고 합니다. 행복과 가장 비슷한 단어는 웃음이 아닐까합니다. 웃음이 세잎클로버처럼 널려있는 곳이 윤형빈소극장입니다. 요즘 성지라는 말이 많은데 윤형빈소극장이 웃음의 성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성지로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혜지 – 윤형빈 선배님 밑에서 잔소리를 들으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웃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바로 지금 윤형빈소극장으로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윤형빈소극장 개그맨들(홍종표 기자/hjp9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