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정차원 기자] 흔히 ‘밥상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땅, 바다, 하늘에서 나고 자란 것들이 올라오는 우리의 밥상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에 치여 밥상은커녕 온전한 한 끼를 가져가기도 힘든 현실이다.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 또한 많다. 과거에 비하면 다양한 미디어와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좋은 먹거리’라고 하는 제품들을 쉽게 만나볼 수는 있지만 낯설음에 선택이 망설여지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먹자니 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가운데 남양주시 진접에 위치한 <구마에별미>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좋은 먹거리란 무엇이며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소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처음엔 그저 요리가 재밌어 시작했다는 <구마에별미> 구소영 대표는 이제 좋은 이웃들과 좋은 먹거리를 나누며 좋은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공유하고 있다. 오랜 정성이 돋보이는 먹거리들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그녀의 부엌에서 그간의 얘기들을 들어봤다.

사진 - 남양주 진접 구마에별미 구소영 대표

온·오프라인으로 반응이 뜨겁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나.

몇 년 전 제가 즐겨하는 요리를 온라인에 공유하기 시작했었다. 당시 많은 분들이 요리 방법과 레시피를 문의해오셨고 그 때 처음 재료비만 받고 쿠킹클래스를 시작했었다. 그러다가 점점 빈도수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제 인생의 큰 한부분이 됐다. 여전히 약 200여명의 수강생들이 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남양주 진접에 위치한 매장에서 제가 손수 만든 먹거리들을 판매함과 동시에 일주일에 2번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구마에별미’라는 이름은 제가 본래 성악을 전공했기에 ‘마에스트로’의 앞 글자를 따와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요리들이 조화를 이뤄 연주될 수 있도록 지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희 구마에별미에서 만드는 먹거리 및 쿠킹클래스의 식재료는 99%가 국내산이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은 산지 직거래하고 있으며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저에게 식재료를 사가실 정도로 질이 좋다. 무엇보다 싸고 좋은 재료는 없다고 생각해 양념까지 전부 국내산을 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재료는 가격 상관하지 않고 구입해 요리에 사용하고 있으며 고객 분들도 이 점을 아시고 저와 저희의 먹거리에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고 계신다.

사진 - 수제발효크림치즈와 수제과일청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100% 전부 다 제가 할 수 있는 먹거리만 만든다. 예를 들어 요거트나 크림치즈는 처음 발효종을 만들 때부터 시작해 각각 30시간, 50시간이 걸리는 작업 끝에 제 손에서 탄생한다. 인기가 좋은 꿀마늘 역시 좋은 마늘을 직접 사와서 까고 찌고 건조하고 꿀을 부어서 판매하기까지 오로지 제 손만을 거친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할라피뇨장아찌는 할라피뇨 고추를 사서 일일이 하나씩 바늘로 구멍을 낸 다음 간장을 넣어 달이고 일주일 후 간장을 빼서 다시 끓이고 식히는 과정을 1~2회 반복해 약 3주 만에 완성한다. 쯔유는  육수에 12가지 재료를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것 하나 없이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고된 작업들이지만 저는 언제나 이 일이 즐겁다. 고객분들 또한 이런 과정들을 오고 가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고 제품을 사실 수 있으니 즐거운 일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하지 않는다. 제가 할 수 있을 만큼만 만들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 일을 하면서 사업적으로 큰 수익을 올린다는 생각보다는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공유하는 즐거움에 가치를 두고 해나가고 있다. 저라는 사람을 믿고 기꺼이 음식을 사가시고 쿠킹클래스를 듣는 분들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싶다. 

사진 - 쿠킹클래스 모습

좋은 음식이 좋은 삶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이 인상 깊다.

- ‘구구팔팔이삼사’ 라는 말이 있다.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에서 삼일만 아프다가 죽는 것이 어른들의 희망사항’이라는 얘기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그 정도로 모든 사람들은 잘 살기 원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잘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먹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운동도 건강을 위해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지 시간 나서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잘 살기 위해서는 시간을 기꺼이 내서 좋음 음식을 먹고 이왕이면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드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그런 맥락에서 저희 고객분들이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인정하시고 공감하시면서 저희 제품을 사 가신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제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갈수록 만들어낼 수 있는 양은 적다. 그렇지만 단순히 많이 팔기보다 적게라도 좋은 것을 꾸준히 만들어 파는 것에 가치를 두고자 한다. 그리고 이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들의 선택도 소중하게 여기고 함께 해 나갈 것이다. 저와 고객분들은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관계를 넘어 삶의 중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요즘 많은 고객분들이 “저희는 선생님의 정성을 살래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럼 저는  “몸에 좋은 걸 사서 먹는 여러분도 정성이십니다”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지금보다 더 바빠지길 원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제가 지금만큼의 정성을 들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구마에별미는 앞으로도 여러분의 좋은 이웃으로서 좋은 음식을 만들고 나누며 좋은 삶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달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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