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박은정 기자] 영국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을 통해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글을 쓰는 행위 이외에도 자신의 세계를 키우는 모든 일에는 그 사람이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필수적이다.

최근 다양한 플랫폼으로 공간을 대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회의나 파티, 혹은 촬영 등과 같은 목적으로 적절한 공간을 선택해 자기만의 방으로 삼는다. 혜화 모임공간 작업공간 섬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대학로 소모임 장소 작업공간 섬의 신진규 대표를 만나 그의 ‘자기만의 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 - 혜화 공간대여 장소로 원데이 클래스와 촬영장소로도 주목받는 작업공간 섬
사진 - 혜화 공간대여 장소로 원데이 클래스와 촬영장소로도 주목받는 작업공간 섬

작업공간 섬을 열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저는 사실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면서 클래스를 운영하는 작가이다. 개인 작업을 위해 작업실을 구했고 작업과 더불어 할 수 있을 때 클래스도 시작했다. 그러던 중 프로젝트 때문에 작업실을 오래 비워야하는 일이 생겼다.

마냥 비워만 두기에는 아까운 공간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다양한 원데이 강좌, 소모임 등이 열리는데 마땅한 공간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강사님들의 사정도 떠올랐다. 그래서 나뿐 만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혜화 원데이 클래스 대관을 하기 시작했다.

‘섬’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가운데에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함이다. 그래서 내부에 초록 잎사귀 많이 가진 식물들 여럿 가져다 놓았다. 시즌별로 최대한 분위기를 살려서 꾸미고 있다. 점차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현재는 혜화 공간대여로써 워크숍이나 세미나 혹은 각종 취미생활을 위한 대학로 소모임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사진 - 작업공간 섬은 이름처럼 많은 푸릇한 식물과 귀여운 고양이가 마스코트다.
사진 - 작업공간 섬은 이름처럼 많은 푸릇한 식물과 귀여운 고양이가 마스코트다.

혜화 원데이클래스 대관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이곳을 작업공간 ‘섬’이라는 이름으로 혜화 공간대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연락을 주신 분이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를 작업공간 섬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첫 수업이라 그런지 신청한 수강생은 단 두 명, 소수로 진행됐다. 그런데 당일에 1명이 나오지 않아 학생이 한 명뿐이었다.

뜻밖에 자리가 생겨 기회를 삼아 그 수업에 나도 참여해서 같이 듣게 되었다. 이후 그 작가님은 작업공간 섬에서 꾸준히 클래스 진행을 하시고 지금은 수강생이 많아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그 작가님의 성장을 함께한 듯해 뿌듯했다.

또 작업공간 섬에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사람을 잘 따르고 낯가림이 없다. 어느 날은 한 기업체에서 임원진이 모여 진중한 회의 중이었는데, 그 사이에 들어가 마치 ‘고양이 회장님’처럼 테이블 상석에 앉아 있던 모습이 웃기면서도 귀여웠다. 그 자리에 계신 분들도 내쫓지 않고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이처럼 대학로 회의실로도 손색없는 작업공간 섬에 방문한 분들의 의외로 고양이를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사진 - 소모임 장소 작업공간 섬의 내부 모습
사진 - 소모임 장소 작업공간 섬의 내부 모습

대학로 소모임부터 대학로 파티룸까지 쓰임이 다양한 작업공간 섬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 작업공간 섬은 제 취향이 한껏 반영되기도 했고 꽤나 공을 많이 들인 공간이다. 그만큼 애정어린 공간이다. 현재 대학로 소모임 작업공간 섬에서는 드로잉 모임, 독서 모임 등 정기적으로 모임을 진행하는 팀이 5개정도 된다. 뿐만 아니라 대학로 파티룸부터 대학로 인터뷰 촬영장소나 영상 콘텐츠 촬영 장소로도 쓰인다. 꾸준히 찾아주시는 여러분 덕에 이 공간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 역시 클래스도 운영하고 작업을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다른 작가님들의 요구와 필요한 부분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의 작가님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닿아 작업공간 섬을 통해 좋은 네트워크가 생기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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