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금 지급 상태에서 부동산 매매계약 파기되는 경우 법률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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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 지급 상태에서 부동산 매매계약 파기되는 경우 법률관계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0.06.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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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법무법인영우 제공
사진 - 법무법인영우 제공

[G밸리뉴스 김가람 기자] 한동안 침체 상태에 있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들어 다시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현정부가 21번째 부동산 대책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정책 방향성의 옳고 그름과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 정부의 이번 대책이 그만큼 부동산 매매시장이 뜨겁다는 사실을 반증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다수의 투자자 및 실수요자가 매수인으로 시장에 참여하여 매물을 찾고 있는 만큼, 물건을 쥐고 있는 매도인의 거래상 우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매도인들은 거래상 우위를 이용하여 매매계약의 체결 직전 몇 천만원씩 호가를 그 자리에서 올리는 등 좀처럼 콧대를 낮추지 않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매수인은 일단 매도인의 계좌를 받아 낸 후 가계약금을 바로 송금함으로써 매매계약을 확정하고자 한다.

그런데 요즘같이 급격한 호가상승이 동반하는 시장에서 매도인들은 가계약금을 받은 후에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일부 매도인들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서 가계약금의 배액만 지급하거나 심지어 가계약금 원금만 지급하며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가계약금만 지급한 상태에서 매수인이 자신의 계약상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주장할 수 있는 점은 없는 것일까?

가계약금은 법률상 의미와 구속력 정도에 정립된 바가 없어

매매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일방이 계약을 파기하고자 하면 계약금을 포기하거나(매수인의 경우)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해야 한다(매도인의 경우). 이는 민법 제565조에 근거하며 매매계약서에도 이에 관한 내용을 규정함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아직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단계에서 수수되는 가계약금은 가계약 자체가 법률로 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계약금에 관해서도 민법이나 계약서에서 별도로 그 효과에 대해 정함이 없어 논란이 발생한다.  

이에 관하여 우리 대법원은 매도인이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계약의 구속력이 약화되어 부당하다는 이유로 매도인의 주장을 배척한 바 있다. 즉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 전체를 기준으로 배액을 상환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2014다231378 판결). 이 결론에 따르면 가계약금만 지급된 상태라 해도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려면 가계약금의 배액 반환이 아니라 전체 계약금의 반환이 요구된다.

가계약금과 관련 법원의 판단이 중요

다만 위 법리는 어디까지나 매매계약 및 이에 부수한 계약금 계약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안 별로 가계약금조의 금액이 지급은 되었으나 매매계약의 주요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구체적인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매매계약은 성립하였으나 계약금 계약이 성립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매도인은 가계약금이든 계약금이든 배액 반환을 통해 계약을 임의로 해지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도 있다(2007다73611 판결).

결국 매수인의 입장에서는 매매계약이 성립하였다는 점만 인정될 수 있으면 계약금 전체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거나 또는 매도인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의 효력을 부정하며 매매계약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태도이다. 즉 매수인은 중개사의 증언, 계약조건에 관해 매도인과 나눈 문자메세지, 통화나 대화 내용을 통해 매매계약의 성립 사실만 입증하면 매도인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에 대응하여 가계약금이 아닌 계약금 전체에 대한 배액배상이나 매매계약의 강행을 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물론 매도인이 순순히 매수인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법리와 판례에 근거하여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다면 소송 등 강제력을 동원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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