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 정차원 기자]2020년 현재, 각종 제조 기업들은 단순 대량생산에서 탈피해 제품 각각의 개성을 살리거나 또는 고객 개개인에 맞춤하는 방식으로 전환 중이다. 이는 사람들의 소비 심리 변화에 따른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제품들의 질이 대체적으로 상향평준화 된 상황에서 이제는 남들과는 다른 물건,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지금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라 할 수 있다.

패션부터 각종 생활소품 그리고 이제는 가전제품까지 그간 많은 것들이 커스터마이징(이하 커스텀)되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는 가운데 자전거 역시 커스텀이 수제로 가능하다하여 눈길을 끈다. 특히 커스텀자전거에 관심 있는 국내 라이더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은 루키바이크의 이정훈 대표는 황무지였던 국내 커스텀자전거 시장을 손수 개척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커스텀 자전거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이정훈 대표를 직접 만나 물어봤다.

사진 - 커스터마이징 전문 루키바이크 이정훈 대표
사진 - 커스터마이징 전문 루키바이크 이정훈 대표

자전거 커스텀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
- 오로지 핸드메이드로 진행하는 자전거 커스텀은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프레임 형태부터 라이딩 스타일, 부품, 디자인, 색상은 물론 고객의 신체구조까지 고려해 맞춤 수제작이 가능하다. 눈으로 보기에는 외관이 맘에 들어도 막상 탔을 때 자전거가 체형에 맞지 않을 경우 어깨, 손목,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는데 그런 미세한 부분까지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디자인 취향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세상 하나뿐인 수제자전거가 탄생한다. 

그 과정에서 제작자인 저의 역할은 무엇보다 자전거 본래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고객이 원하는 바를 고객에게 맞게 실현해내는 것이다. 특히나 똑같은 것을 놓고도 저와 고객의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접점을 찾아내고자 항상 신경 쓰고 있다. 자전거 커스텀은 라이더로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무척이나 다양한 필요를 가지고 의뢰하시는 만큼 커스텀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사진 - 루키바이크 제작 커스터마이징자전거 모습
사진 - 루키바이크 제작 커스터마이징자전거 모습

과거에 비해 커스텀 자전거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 세계적인 트랜드는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커스텀자전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다만 제가 이 일을 시작한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커스텀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해 해외의 다양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고 국내 라이딩 인구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100명 중 1명 정도 알던 선에서 이제는 5, 6명은 알정도로 핸드메이드와 커스텀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또한 수적으로 늘어난 것과 더불어 관심을 갖는 고객들의 유형에도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가히 논문 수준의 의뢰서를 들고 오는 분들이나 오랜 기간 라이딩을 하시면서 본인 소유의 자전거가 여러 대 있는 정도의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본인만의 자전거를 갖고 싶어 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의뢰를 하시고 그런 분들에게는 형태부터 디자인, 색상, 가격, 용도 등에서 큰 카테고리부터 도움을 드리고 있다.

사진 - 루키바이크 제작 핸드메이드자전거 모습
사진 - 루키바이크 제작 핸드메이드자전거 모습

많은 자전거 매니아들로부터 높은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 사실 8년 전 국내에서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시장이 전무한 상황에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자전거 커스텀 제작이 결코 작은 금액이 들어가는 일도 아닐뿐더러 이미 해외에 많은 유명 브랜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제 네임밸류를 올리는 것이 시급했다. 그러던 중 2017년 미국에서 열린 핸드메이드바이크박람회 출품을 기점으로 제 브랜드의 정체성이 뚜렷이 확립되고 고객들의 신뢰 또한 확실히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실 실력에 대한 믿음만큼이나 중요한 점 또 하나는 저의 포트폴리오를 보시고 어디까지나 본인이 생각하는 자전거와 이상향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만드는 자전거는 기본 소재부터 형태 그리고 제작까지 클래식 방식을 선택하고 있고 현재 세계적으로 커스텀과 뉴트로가 주목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호응도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 같다.

또한 해외를 포함한 여타의 브랜드와 비교해 고객들이 저희를 높이 평가해 주시는 부분 중 하나는 원활한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커스텀 자전거는 주문을 맡기는 순간 이미 구매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고객의 입장에서 평균 한 달 안팎이 걸리는 제작 기간은 마음이 다소 안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희는 원하시면 언제든 오셔서 제작과정을 확인하시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루키바이크의 커스텀자전거는 제작자인 저와 의뢰자인 고객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그 과정을 함께 즐기고 있기도 하다. 그 즐거움이 매우 크지만 그렇다고 라이딩을 하는 사람 모두에게 커스텀 자전거를 권하지는 않는다. 각자의 기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감성과 맞닿는 자전거를 찾지 못했거나 또는 직접 감성을 담아보고 싶다면 그 때는 저희 공방의 문을 두드려주시길 권해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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