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갑산(三水甲山)은 함경도 삼수군과 갑산군을 통칭한다. 사진=구글어스
삼수갑산(三水甲山)은 함경도 삼수군과 갑산군을 통칭한다. 사진=구글어스

한국금융경제신문=김영권 기자 | “신고산이 우루루...”로 시작되는 함경도지방 민요 ‘신고산타령’. 가사에 ‘함흥차’로 대표되는 증기기관차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발생 연대는 개화기쯤으로 추측되며, 현대 문명에 대한 반발과 시골 처녀의 마음을 들뜨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다. 노래 후렴구에 ‘어랑어랑 어허야’가 나와 어랑타령이라고 한다.

특히, 신고산타령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 지명이 등장한다. “삼수갑산 머루 다래는 얼크러설크러 졌는데..”라는 가사에 등장하는 삼수갑산이 바로 그곳이다. 삼수갑산(三水甲山)은 함경도 삼수군과 갑산군을 통칭하나 험한 오지이며, 추운 지역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삼수’와 ‘갑산’이라는 지명은 쉽게 어울려 쓰여 ‘삼수갑산’이 되었다. 공통적 특성을 지니는 두 지역의 통합해 그 특성을 강조한 것이다.

삼수와 갑산은 조선시대 단골 유배지로 유명했다. 이 고을들은 험한 오지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지역중 하나다. 요즘에도 1월 평균 기온이 삼수는 영하 20도씨 내외, 갑산은 영하 22도씨까지 내려간다. 특히 조선시대는 전 지구적으로 소빙하기였기에, 이 두 지역은 지금보다 더 추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 삼수갑산으로 유배를 가게 되면 대다수 그곳에서 살아나오지 못했기에 유배 기피 지역이었다. 이로 인해 나온 속담도 있다.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먹고나 보자”. 이 속담은 “금강산도 식후경”과는 반대되는 의미로, 귀양을 갈 정도로 신세를 망치는 한이 있어도 일단은 먹고 보자는 말이다.

‘삼수갑산’은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대단히 험한 ‘오지’ 혹은 몹시 어려운 지경이나 최악의 상황을 의미하는 또 다른 의미임을 알 수 있다.

‘삼수갑산’이 대한민국에서는 ‘산수갑산’으로 잘못 알려져 음식점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검색.
‘삼수갑산’이 대한민국에서는 ‘산수갑산’으로 잘못 알려져 음식점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검색.

이런 ‘삼수갑산’이 대한민국에서는 ‘산수갑산’으로 잘못 알려져 음식점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삼수’와 ‘갑산’이 대한민국에서 보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이며, 남북분단으로 북한으로 넘어간 삼수군의 지명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또 삼수가 자연의 경치를 의미하는 ‘산수(山水)’와 자음을 혼동해 ‘산수갑산’으로 쉽게 이끌렸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음식점 이름으로 많이 사용하는‘산수갑산’, 그 원뜻을 제대로 알고 사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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