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한국금융경제신문=서효림 기자 | 재계 30위인 SM그룹의 우오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된 가운데 우 회장의 차녀이자 태초이앤씨 대표 겸 SM그룹 본부장인 우지영 씨의 갑질로 공황장애가 온 직원까지 있다는 제보가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대책위)는 15일 우오현 회장과 우지영 본부장을 업무상 횡령·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대책위는 “두 사람이 오너 일가의 지위를 이용해 우 본부장이 소유한 태초이앤씨가 추진하는 사업에 SM그룹 타 계열사들의 자금 등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태초이앤씨는 자본 잠식 상태로 사업 부지를 매입하는 단계부터 계열사의 돈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초이앤씨가 추진하는 천안 성정동의 신축 아파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초기 인허가 비용과 전기·가스 등 인입비 등 사업비 수십억원도 시공사이자 SM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이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SM그룹은 “계열사간 정당한 계약이며 우 본부장 등에 대한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서민대책위는 “애초 태초이앤씨가 지불할 사업비를 차용증도 없이 그룹 계열사가 무상으로 집행하는것은 업무상 횡령·배임에 해당한다”며 “더불어 우 본부장의 갑질 및 상습폭행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도 추가로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우지영 본부장의 갑질에 대한 내용은 퇴사자의 제보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SM그룹에 다니던 A씨는 우 본부장의 폭언을 퇴사 사유로 꼽았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우 본부장은 반말과 폭언을 일삼고 일방적인 비난을 퍼붓는 일이 다반사였다. 또 다른 직원에게는 “내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인데 내 아들도 이거보다 잘 알겠다”라면 말까지 하며 도저히 회사를 다니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폭언은 협력업체 직원에게 까지 알려졌고, 공황장애로 인해 퇴사하는 직원도 생겼다. 

토목시설물 건설업을 영위하는 태초이앤씨는 최근 에스엠하이플러스로부터 92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차입했다.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차입을 반복하면서 매출 없는 회사를 이끄는 우지영 본부장은 지난해 HNIn을 인수하기도 했다. HNIn의 인수는 우 본부장의 입지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돌도 황금으로 만든다’는 이른바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러나 SM그룹 내부는 배다른 남매의 경영권 승계를 둔 후계 구도로 어지러운 형국에 차녀의 갑질 논란까지 불거져 시끄럽다. 우 회장의 논란은 가정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 M&A 시장의 황금손이 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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