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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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경제신문=심영범 기자 | “세계 각국의 매운 고추 100여종을 맛보고 찾은 4가지 고추의 황금 비율을 찾았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하림 연구개발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윤아임 하림 브랜드부문 매니저는 이렇게 밝혔다.

하림은 지난 22일 장인라면의 세 번째 시리즈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을 출시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매운라면을 출시한 가운데 차별적인 매운맛을 위한 하림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장인라면 맵싸한 맛 액상스프는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등을 토대로 제작했다. 이중 부트졸로키아는 0.001%의 비율로 들어갔다. 가장 비중이 적지만 조금만 넣어도 굉장히 매운맛을 낸다. 

하림에 따르면 부트졸로키아가 한국에서는 재배되는 곳은 두 곳 정도뿐이다. 아울러 7월에서 9월 정도에만 제배를 하는데 개발도 굉장히 어려운 실정이다. 제품 개발에 있어서의 어려움도 살짝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페페론치노 통고추를 건더기로 넣어 알싸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담았다. 4가지 고추를 사용한 국물에 정점을 찍는 재료라는 설명이다.

윤아임 하림 브랜드부문 매니저가 신제품 론칭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윤아임 하림 브랜드부문 매니저가 신제품 론칭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윤 매니저는 1년간의 개발동안 고추 배합을 위한 수천번의 테스트와 더불어 천 그릇 이상의 라면을 시식했다. 소비자 200명과 가진 테스트를 거쳤다. 특히 면발의 경우 고소한 풍미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했으며 소비자 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시식 전 하림 측은 겔포스와 요구르트 등도 제공했다. 매운 음식 섭취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다. 기자는 평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얼마나 매운 라면인지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렸다.

직접 마주한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은 기자가 평소 즐겨먹는 라면들에 비해 매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윤 매니저에 따르면 시식 후 격렬한 운동을 한것처럼 땀을 뻘뻘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시식해보니 예상보다 맵지는 않았다. 평소 농심 신라면을 생라면으로도 즐기는 기자는 그 맛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얼큰하면서도 알싸했지만 끝맛이 마치 우유를 살짝 탄것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하림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제품에는 사골육수를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보통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쓰린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 제품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평소 고들고들한 라면을 좋아하는 기자는 이 제품의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좋은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에 함유된 5가지 종류의 고추가 전시돼 있다. 사진=심영버 기자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에 함유된 5가지 종류의 고추가 전시돼 있다. 사진=심영버 기자

윤 매니저에 따르면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의 스코빌 지수는 8000에 이른다. 그는 “스코빌 지수는 테스트 중간에 5000~6000을 고려했다. 하지만 소비자 테스트 과정에서 예상보다 맵기에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같은 의견을 반영해 8000까지 올렸다”고 전했다.

고추의 텁텁한 맛을 없애는 고민도 밝혔다. 윤 매니저는 “1년간의 테스트 기간 동안 여러 고추를 배합해본 결과 각각의 고추의 맛이 강함을 느꼈다. 이에 따라 최적의 조합은 4가지 종류의 고추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하림에 따르면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의 주 타겟층은 30~40대 남성이다. 시장 조사결과 20대도 매운라면을 많이 찾지만 30~40대 남성들의 관심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장인라면 매운맛의 연 목표 매출은 200억원이다. 시장 점유율 약 10%를 목표로 잡았다. 하림 관계자는 “올 한해도 장인라면의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컵라면 제품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가격에 대한 의견도 말했다. 이번 제품의 시중 판매가는 4봉지 기준 8800원이다. 하림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제품의 원재료 가격이 높은 편이다. 장인라면 제품들을 애용하는 소비자층도 형성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가격은 현재의 방향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의 라면 라인 증설에 대한 고민도 들을 수 있었다. 하림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다양한 채널의 바이어들을 만났다. 품평회 후 예상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며  “향후 채널에서의 판매 추이를 보고 증설 여부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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