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갖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눈앞에 뒀다. 아울러, 이달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양홍석 부회장과 오익근 대표이사 듀오의 견고해진 체제를 바탕으로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입을 넘어 초대형 IB 진출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홍석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안과 오익근 대표이사 3연임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대신증권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437만2618주를 발행해 자금 230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대신증권 자기자본은 2조8532억원이었으며, RCPS 발행으로 종투사 진입을 위한 조건인 3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RCPS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RCPS는 일반적으로 특정 조건에서만 보통주로 전환되므로, 기존 주주의 소유 비율과 투표권을 보호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종투사 자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서울 중구 사옥 매각부터 보유 부동산 재평가 등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RCPS 발행 또한 자기자본 3조원 진입을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종투사와 초대형 IB 진입 등 대형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사업 다각화와 직결된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신사업도 영위할 수 있다.

실제로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들은 타 증권사 대비 빠르게 성장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형화 유도 정책에 힘입어 국내 9개 종투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2012년 말 22조1000억원에서 2022년 말 54조8000억원으로 148% 늘었다. 총자산은 141조원에서 455조원으로 222%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중소형 증권사 자기자본은 12조9000억원에서 22조5000억원으로 73% 늘었고, 중소형 증권사 자산 규모는 76조3000억원에서 128조7000억원으로 6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즉, 종투사의 자기자본‧총자산 증가율이 중소형 증권사 대비 2배 가까이 높았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금융당국에 종투사 자격을 신청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대신증권은 국내 10호 종투사가 된다.

아울러, 오익근 대표의 3연임도 대신증권의 종투사 진입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그는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38년간 대신파이낸셜그룹에서 일했다.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와 대신증권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과 오 대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 IB 진출 목표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3조원 달성을 위해 한마음으로 달려왔지만, 증권이 자본 3조를 달성하고 종투사로 지정받는다고 해서 당장 최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증권업계에는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증권사가 9개나 있고, 우리가 하려는 사업 분야에서는 이미 기존 증권사들이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고, 잠시 쉬어가고자 한다면 지금의 우리 위치는 독이 될 수도 있다”며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증권사 진출을 2024년 대신파이낸셜그룹 전략목표로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증권 등 5곳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2배 규모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증권사는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고, 기업활동을 지원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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