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커머셜 사옥. 사진=현대커머셜
현대커머셜 사옥. 사진=현대커머셜

한국금융경제신문=김미소 기자 | 현대커머셜이 지난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취급을 확대하면서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자기자본 대비 관계회사 투자자산 비중이 커 자본적정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 PF는 대부분 선순위로 구성돼 연체율이 상승하더라도 자산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 기업금융‧투자금융 취급 확대…장기적 관찰 필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여신전문금융사로, 산업재금융과 기업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의 산업금융은 다수의 소액 채권으로 구성돼 있어 여신 집중도가 낮다. 소득 발생 시 먼저 변제되고, 담보물로도 환가성이 높아 전반적으로 높은 회수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커머셜은 이익창출력 제고를 위해 산업재금융 취급을 전년 대비 줄이고,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취급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이 커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업금융 중 부동산 PF는 신용도가 양호한 시공사가 취급하는 프로젝트의 선순위에 주로 참여하고 있다”며 “투자금융 부문을 보면, 영업자산 특성상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이 크고 이익의 예측 가능성이 작아 장기적 성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수적인 여신심사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회사의 자산성장률은 다소 둔화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캡티브 사업기반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관련 협력사 기업여신 취급역량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우수한 시장지위와 사업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대커머셜 관계회사 투자자산 현황. 자료=한국기업평가
현대커머셜 관계회사 투자자산 현황. 자료=한국기업평가

◆ 관계회사 투자 자산 규모 커…자본적정성 ‘부담’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대커머셜의 1개월 이상 연체율 지표는 0.7%로, 동종 업계 대비 우수하다. 현대커머셜은 60일 이상 연체채권에 대해 현대캐피탈에 매각하는 채권관리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부동산 PF 부문을 중심으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상승했지만,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연체채권 조기 매각 ▲신규 영업자산 유입 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우수한 자산 건전성지표 관리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영업자산 내 기업금융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며 거액여신 취급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현대커머셜은 자기자본 내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크고, 관계기업투자주식이 약 1조4000억원으로 규모가 크다.

또한, 관계기업 지분가치 증감에 따른 변동성이 내재한다. 현대커머셜의 자기자본 대비 관계회사 투자자산 비중은 큰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관계회사 투자자산 규모는 1조5236억원이며, 자기자본 대비 92.8%로 매우 높아 자본적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2022년 현대카드 지분 매수 지속에 따라 지분율은 2021년 말 24.5%에서 34.6%로 상승했다.

동영호 수석연구원은 “현대커머셜은 회사의 자본구조상 보완자본(신종자본증권 3200억원) 규모가 과중한 수준이며,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존재한다”며 “관계기업 투자주식 익스포져는 상당한 수준으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회사의 실질 자본적정성은 지표 수준 대비 다소 열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건전성 문제 없을 것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부동산 PF 연체율이 상승했으나, 건전성이 대폭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브릿지론 비중이 작고 본PF 대출의 높은 분양률과 낮은 중‧후순위 비중을 고려하면 현대커머셜은 부동산 PF 관련 대출의 질적 리스크가 업계 평균 대비 낮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관련 대출은 영업자산 기준 16%인 1조3418억원이다. 본PF 대출과 브릿지론은 각각 1조3068억원, 350억원이다. 본PF 대출의 평균 분양률은 79%, 중‧후순위 비중은 8% 수준이다.

2023년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관련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2.6%, 2.2%(전분기 말 각각 2.7%, 2.3%)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9월부터 부동산 PF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개정에 따른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이 강화돼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라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건전성 하방 압력은 증가할 전망이지만, 현대커머셜 부동산 PF 대출의 양호한 질적 수준을 고려할 때 건전성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회사의 부동산개발금융자산 중 브릿지론 비중이 산업 평균 대비 낮고, 부동산 PF의 대부분이 선순위로 구성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회사의 자산건전성 저하폭은 업권 평균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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