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경제신문=오아름 기자 | 미분양 주택이 증가 추세에 들어간 데다 공사비를 놓고 마찰을 빚는 사업장이 늘면서 건설사의 미청구공사가 급증하고 있다.

미청구공사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자산을 말한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로부터 받을 미수금으로 회계상 손실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단,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경우 남은 미청구공사액이 모두 손실로 잡힐 가능성이 있어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1조84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직전 해 1조1503억원 대비 60.3% 증가한 수준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빌딩이 7449억원에서 1조334억원으로, 플랜트부문이 1932억원에서 6387억원으로 늘었다. 토목부문은 1810억원에서 158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주택보다는 빌딩, 플랜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미청구공사가 주로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UAE 원전 3105억원 ▲카타르 LNG 수출기지 815억원 ▲말레이시아 KL118 Tower 319억원 등이 주요 미청구공사 사업장이다. 국내에서는 평택 FAB 3기 신축공사가 2477억원으로 가장 높다.

현대건설도 비슷한 수준으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했다. 2022년도 말 기준으로는 2조4000억원이었지만 1년 뒤인 작년 말 기준 3조670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까지 52.9% 늘어났다. 

현대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의 미청구공사액 비중이 가장 높다. 둔촌주공 재건축,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 등 건축/주택 사업에서 2조9780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미청구공사가 8254억원에서 7.9% 증가한 8909억원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전체의 0.2%인 17억원 수준으로 회수 불가한 사업장이 늘면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기간 매출채권은 6210억원에서 8815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두고 주요 건설사의 재무 위험성도 커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경기 부진에 따라 수도권 외 지역 중심으로 늘어난 미분양 물량이 미청구공사액 증가를 부추겼고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반면, GS건설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미청구공사액이 감소했다. GS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조199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1.2% 줄었다.

GS건설은 2022년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한 개포프레지던스자이(222억원), 철산자이더헤리티지(767억원), 장위자이레디언트(132억원), 브라이튼(476억원), 흑석리버파크자이(447억원) 등에서 미수금을 모두 회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우발적 손실로 돌변할 수 있어 사업장별로 변동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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