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오아름 기자 | 컨텍(construction tech): 건설 기술을 쉽게 풀이하고 쉽게 다가선다.

사진=GS건설
사진=GS건설

데이터센터란 다수의 정보통신 데이터를 일정 공간에 모아 통합운영 관리하는 시설로 대규모 컴퓨터 서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 저장, 보안시설,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핵심 인프라로 분류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일반 건축물 시공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경험이 필요해 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높다. 건물 내 다수의 대용량 서버, 전자기기 등이 24시간 가동돼 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건물 내 습도, 온도, 화재, 전력공급, 내진설계, 소음방지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역할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속 성장을 위한 신사업으로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사업을 추진한다.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으로 미래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로 개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행과 시공, 운영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도시, 인프라, 발전소 등의 개발 역량을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룹의 데이터 운영 및 기술 경쟁력을 접목해 데이터센터의 건설을 넘어 보유 및 운영 관리하는 사업 구도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3월 정관 개정을 통해 데이터센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으며, 2023년에는 DX(Digital Transformation)팀을 신설해 건설생산부문과 경영체계 혁신을 추진하며 데이터의 수집, 저장, 가공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도 구성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데이터 산업의 전후방 역량을 보유한 기업과의 협업과 연계 사업의 시너지도 함께 고려하며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데이터센터 사업의 기반이 되는 부지 경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 운영 인력 수급이 유리한 인천 외 수도권 인근의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HDC그룹이 올해 하반기 상업 운전을 개시하는 통영천연가스발전소 내 부지도 사업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 LNG를 활용한 냉각솔루션 구축에도 유리한 입지로 손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DC그룹 계열사의 빅데이터 기술 및 운영 역량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HDC그룹은 이미 디지털 기반 데이터 산업 분야에 투자하고 빅데이터를 관리 및 운영해 나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에포크 안양 센터’ 준공식 행사를 가졌다. 준공식 행사는 GS건설 허윤홍 대표를 비롯해 사업단인 에포크 피에프브이 (PFV)의 투자, 감리, 설계, 시공, 운영을 담당하는 총 8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에포크 안양 센터에서 진행했다.

이번에 안양시 호계동에 준공한 ‘에포크 안양 센터’는 지하 3층 ~ 지상 9층 총 40MW 용량 규모의 시설로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다.

일반적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는 연면적 2만2500㎡ 수준의 규모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약 3km거리에 있는 변전소 두곳에서 전력 공급을 받아 하나의 변전소가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곳에서 전력을 수급 받을 수 있다.

GS건설은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 준공으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그룹 IDC를 포함해 총 10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그간 건설한 데이터센터의 연면적은 약 40만㎡에 달한다.

GS건설은 특히 에포크 안양 센터를 통해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 사업까지 영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지난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 및 운영서비스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통해 데이터센터 디벨로핑 시장에도 진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디씨브릿지는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의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사진=대림
사진=대림

DL그룹 지주사 대림은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본격 나선다. 대림은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센터의 신축공사에 착공했다. 대림은 2021년 호주 ‘DCI Data Centers’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사업은 가산동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림이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2025년 준공 및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금천구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구현에 적합한 설계를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표준에 따라 구축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서울 내 가산디지털국가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과 효율성, 사업성 측면에서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데이터센터의 운영은 사업 파트너인 DCI가 맡는다. DCI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전액 출자한 회사로 데이터센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DCI는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다양한 개발 단계에 있는 총 13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대림은 이번 사업을 초석으로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사와 함께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손잡고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 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 상태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개발한 냉각시스템은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방식이다. 공기나 물을 사용하는 기존의 냉각 방식 대비 효율이 높으면서도 전력 소비가 낮아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번 신기술은 기존 공랭식과 비교해 전력 소비량이 80%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력효율지수가 1.02를 기록,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력효율지수는 IT 시설 가동에 필요한 전력량 대비 총 필요 전력량을 나타낸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이 높다.

삼성물산은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설계에서 시공, 장비공급, 핵심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센터 일괄 구축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액침냉각의 품질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아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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